김인 삼성SDS 신임사장은 어느 나라에 있든지 신문의 미술과 문화 스포츠면까지 꼼꼼이 읽는다. 업무와 관련된 기사만 달랑 읽고 던져버리거나 비서들이 스크랩해 주는 기사만 읽는 경영인들과는 사뭇 다르다. 당연히 세계 각 지역에 대한 이해가 깊고 상식이 풍부하다. 외국업체 사람들이 방문하면 사전에 해당국가의 정치 경제 문화 등에 대한 자료를 챙겨 읽은 뒤에 만난다. 비즈니스란 결국 문화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김 사장은 패션감각이 세련된 것으로도 유명하다. 항상 넥타이 와이셔츠 양복을 잘 맞춰 입고 양복은 언제봐도 깔끔하게 다려져있다. 글로벌에티켓이 몸에 배어 남을 불쾌하거나 당황스럽게 하는 일은 절대 없다고 함께 근무했던 직원들은 말한다. 이같은 문화적인 이해와 글로벌 에티켓이 빛난 것은 95년부터 97년까지 맡았던 삼성SDI 독일생산법인장 시절. 독일은 자기 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자국 중심적인 사고방식이 강해 웬만한 아시아권의 기업들이 정착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유명했다. 노조 전통도 강해 현장 직원들을 통솔하는 일이 만만치 않았다. 80년대에 7년간 삼성물산 프랑크푸르트지사에 근무한 경험이 있던 그는 목표수치달성에만 집착하지 않았다. 독일인들의 자존심을 살려주면서 설득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그 결과 독일법인은 체계가 잡혀졌고 생산성도 향상됐다. 김 사장은 "브라운관 회사라고 브라운관만 알아서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비즈니스맨은 모든 문화와 사회트렌드를 공부해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