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가 17일 인수한 아태재단 건물을 `김대중도서관'(Kim Dae-jung Presidential Library)으로 운영하기로 결정함으로써 국내 처음으로 대통령 이름을 딴 도서관이 등장하게 됐다. 미국의 경우 존 에프 케네디 대통령도서관(John F. Kenndy Presidential Library)이나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도서관(Abraham Lincoln Presidential Library ) 등 대통령의 이름을 딴 도서관이나 연구소가 많이 있지만, 국내에서는 이승만 대통령의 호 `우남(雩南)'을 딴 우남사료관 정도가 있을 뿐이다. 그나마 설립 추진 중이었던 박정희기념관은 기부금 학보 등의 어려움으로 현재무산 위기에 놓였다. 당초 아태재단측은 건물과 사료기증 의사를 밝히면서 재단 건물 이름을 영문으로 `Kim Dae-Jung Presidential Library'로 할 것을 제안했고, 연대측이 "기증자의뜻을 기리자"는 취지에서 이를 받아들여 한글 명칭을 `김대중도서관'으로 양측이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대다수 교수들은 "새로운 전직 대통령 문화의 첫 시발점"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아태재단 건물을 `김대중도서관'으로 이름짓고, 퇴임후 김대통령에게 연구 공간까지 제공하기로 한 데 대해 '정치성'이 부각될 우려도 제기했다. 한 교수는 "보통 미국 대통령의 경우 퇴임 1~2년 전부터 고향이나 모교에 기념관이나 도서관 설립을 체계적으로 준비하는데 반해 이번 `김대중도서관'은 아태재단이 비리 혐의를 받고 한참 문제가 됐을 때 급작스럽게 인수 논의가 이뤄졌다"면서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교수는 "김대중도서관이라는 이름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면서 "장기적으로 이 기관을 바탕으로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연구기관을 세울 수도 있으며, 그때 이름을 바꿀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기자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