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10:06
수정2006.04.03 10:08
원화가치가 급격하게 오르는 바람에 우리 제품의 수출경쟁력 약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12월 하순께만 해도 달러당 1천2백원대를 기록했던 원화환율이 어제는 달러당 1천1백73원으로 불과 한달도 안된 짧은 기간에 2% 이상 떨어졌으니 당연한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사상 최대규모를 기록한 미국 경상수지적자,임박한 미·이라크전에 따른 불안심리 확산,북한 핵개발로 인한 긴장고조 등의 요인이 겹쳐 당분간 달러약세가 지속되리라는 전망이고 보면 원화강세에 대한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
한가지 주목할 점은 원화와 엔화의 환율변동이 거의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양자간 동조화 현상의 정도를 표시하는 상관계수가 지난해 0.97로,작년의 0.62 재작년의 0.71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는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달러가 거의 모든 주요 통화에 대해 약세이니 이해는 가지만 그래도 그 정도가 심하다고 할 수 있다.
장기침체에 빠진 일본경제의 위기상황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게다가 지난해 비거주자의 역외 NDF(차액결제 선물환) 거래가 하루평균 6억7천만달러로 상당히 늘어난 것도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다.
그러나 일본과 수출경합관계인 품목이 많은 우리 경제의 특성을 감안하면 엔화와의 동조화 현상을 반드시 부정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원화와 엔화의 교환기준 10:1이 적정하냐는 것은 또다른 문제로 현재로서는 우리에게 나쁠게 없다.
또한 외환자유화로 인해 환투기 세력이 개입할 여지도 적은게 사실이다.
그보다는 지금까지 국내에 유입된 외국인 주식투자자금만 8백억달러에 달하는 등 자산규모가 엄청나게 커진데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달러환율이 불안해짐에 따라,환위험 회피를 위해 선물환 거래를 활발하게 한 결과라고 본다.
정작 걱정되는 건 각국의 경쟁적인 평가절하 경향이다.
당장 중국 위안화가 문제다.
위안화는 달러당 8.28위안으로 고정돼 있어 달러약세는 곧바로 위안화 약세를 뜻한다.
그렇지 않아도 위안화가 저평가돼 있다며 평가절상을 요구해온 일본이 반발할게 분명하다.
디플레이션 탈출을 위해 일본정부가 대규모 통화증발과 대폭적인 엔화 평가절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렇게 되면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경제는 큰 혼란에 빠질 위험이 크다.
정부당국은 주요통화의 환율동향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원화가 너무 고평가되지 않도록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