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과의 급여차이 감소 등으로 외국계 기업에 대한 대학생들의 취업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용정보전문기관인 한경디스코가 지난해 12월 취업을 준비중인 대학생 2천5백20명을 대상으로 기업선호도를 조사해 15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01년 조사에서 각각 10위와 23위를 기록했던 한국IBM과 한국휴렛팩커드가 모두 3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한국IBM은 36위, 한국휴렛팩커드는 54위를 기록했다. 취업선호도 상위 30위는 모두 한국 기업들이 차지했다. 이같은 외국계 기업들의 인기 하락은 국내 대기업들이 사내 복지혜택을 늘리고 연봉제, 인센티브제를 확대하는데 따라 국내·외국계 기업간 급여차이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구조조정에 따른 외국계 기업의 감원, 감봉 원칙이 국내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엄격하다는 점도 이런 현상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경디스코의 김성남 실장은 "'외국계기업=고연봉 직장'이라는 구직자들의 인식이 깨지고 있는 것 같다"며 "직원들의 능력계발에 관심을 기울이는 국내 기업들도 많아지면서 외국계 기업들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취업선호도 1위 기업은 삼성전자로 모두 1천1백21명이 삼성전자에 취업을 희망했다고 응답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0년, 2001년 조사에 이어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이어 SK텔레콤(1천7명), KTF(8백5명), 현대자동차(6백7명), 삼성SDI(6백23명)가 각각 2∼5위를 차지했다. 국민은행 LG전자 KT 유한킴벌리 신세계 등이 6∼10위군을 형성했다. 지난 2001년 조사에서 50위권 밖에 있던 국민은행의 6위 약진이 눈에 띄었다. 유한킴벌리와 KT는 각각 26계단, 18계단 뛰어오르며 10위권 안에 진입했다. 유통업체 중에는 신세계가 10위로 가장 인기가 있었으며 현대백화점(19위) 한화유통(20위) 등의 순이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