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의 도래가 새로운 세기를 장식하는 또 하나의 화두다. 의료기술의 발달과 식생활의 개선은 한국인의 평균수명을 75세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생로병사의 비밀을 알아내려는 인간게놈 연구가 성과를 내기 시작하는 10~20년 후에는 평균수명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비해 평생직장 개념의 붕괴와 조기퇴직의 확산은 노후생활을 더욱 길고 힘들게 만들고 있다. 국민연금은 최소한의 생활비만 충당할 뿐 풍요로운 노후생활을 보장하지 못할 형편이고,퇴직금 역시 저금리 때문에 믿을만한 안전장치가 되지 못하고 있다. "30부터 준비하는 당당한 내 인생"(송양민 지음,21세기북스,1만2천원)은 따라서 젊을 때부터 은퇴 후의 생활에 대비하지 않으면 나중에 엄청난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 노후대비책의 대부분은 비용마련이다. 그래서 저자는 "풍요로운 노후생활을 보내려면 돈을 얼마나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 철저하게 따져보라"며 계산기를 들이댄다. 지난 2001년의 한국인 평균수명은 75.9세.2001년 1분기의 55세 이상 도시 근로자가구 월평균 소비지출액 1백72만 가운데 여유생활 비용과 중복되는 교통비,교육비,교양.오락비 등을 뺀 기본생활비용은 월 1백28만원(연간 1천5백36만원)으로 추산된다. 여기에다 여행,경조사,모임 등 여유생활에 필요한 비용도 절약생활의 경우 연간 9백28만원,풍족하게 생활할 경우 연간 2천2백34만원이 추가로 필요하다. 따라서 55세에 퇴직해 20년 정도 노후생활을 보내기 위해서는 5억~7억5천만원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추산한다. 이중 30%는 국민연금으로 조달할 수 있지만 나머지는 개인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여기서 저자는 자식에게 의존하려는 생각을 버리고 노후생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원칙을 제시한다. 저축과 투자를 꾸준히 하라,재정전문가로부터 투자조언을 얻어라,돈을 더 빨리 모으려면 맞벌이를 하라,예금은 기본이고 주식.부동산을 곁들여라. 특히 저금리 시대가 매우 오래 갈 것이므로 예금은 은행보다 이율이 높은 저축은행(옛 신용금고)과 채권투자를 적극 이용하라고 저자는 충고하고 있다. 절세형 금융상품을 활용하는 것도 수익을 늘리는 방법이다. 또 국민연금과 기업연금은 별로 기대할 게 없으므로 개인연금이 꼭 필요하다면서 연금 선택방법과 신탁수익률,종신보험 암보험 상해보험 등의 상업보험도 소개하고 있다. 주식,부동산 투자의 방법도 알려준다. 특히 노후에 안정적인 소득을 원한다면 임대주택사업에 관심을 가져보라고 제안하고 있다. 월세 임대로 연 12% 정도의 고정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주5일 근무시대를 맞아 신종 재테크로 떠오른 고급민박(펜션)사업도 노후에 할만한 사업으로 추천하고 있다. 노후비용 외에 자기계발도 은퇴준비의 필수항목이다. 평생을 일만 하다 퇴직하면 은퇴후 인생이 괴롭기만 할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예술과 문화재를 보고 즐기는 법을 배우라고 권한다. 다양한 취미생활도 필요하다. 노후에도 일을 하고 싶다면 은퇴전에 자신을 능력을 새롭게 개발하는 재교육에 신경을 써야 한다. 또 NGO 같은 곳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 것도 노년을 보람있게 보내는 방법이다. 외국에서 여생을 보내는 "은퇴이민"도 고려할만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피지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의 태평양 연안국이나 개발도상국에서는 1억원 안팎의 재산을 가지고도 환경이 좋은 곳에서 지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지난 2000년11월 "단돈" 8천만원을 갖고 피지로 이민간 배영술씨(64)는 골프도 치고,가정부도 쓰면서 여유있게 살고 있다고 한다. 이제 고령화 사회는 피할 수 없는 대세다. 저자가 "1년 먼저 준비하면 10년 더 풍족하다"며 하루빨리 노후대책 마련에 나서라고 강조하는 것은 이런 까닭이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