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형화 찬.반 엇갈려 .. 민주당, 은행산업 발전 심포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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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마한 어항(국내 금융시장)에 메기(초대형 은행) 4마리만 남는다면 결국 어항이 깨질 수 있다."(김상조 한성대 교수)
"이익 극대화를 최우선으로 하는 신한금융이 자발적으로 결혼(합병)하겠다고 나서는데 제3자가 끼어 미리 파혼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박경서 고려대 교수)
민주당이 14일 주최한 '은행산업의 경쟁력 제고방안' 심포지엄은 표면적으로는 국내 은행산업의 경쟁력에 대한 정책 토론이었지만 실제로는 정부가 추진 중인 조흥은행 매각을 둘러싼 논란의 장이었다.
◆ 대형화 반대론 =첫 토론자로 나선 김대식 한양대 교수는 "외국 사례를 보면 은행 합병의 30% 정도만 성공적인 평가를 받았다"며 정부의 은행 대형화 유도정책에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세계 10대 은행중 일본계 은행이 3∼4개 들어 있지만 이들 일본은행은 '빅 베이비(몸집만 큰 아기)'란 평가를 받고 있다"며 "몸집이 크다고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아니며 수익 창출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상조 교수는 "지난 2000년 노사정위 전문위원으로 참여했기 때문에 정부가 조흥은행에 대해 BIS 비율 8% 이상이면 독자생존을 보장한다는 이면합의를 한 사실을 알고 있다"며 "약속을 깬다면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신한지주의 조흥은행 인수자금 1조7천억원중 신한지주의 현재 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은 1천억∼2천억원에 불과하다"며 "신한금융의 대규모 우선상환주 발행은 향후 경영에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인수자금 조달구조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대형화 지지론 =반면 박경서 교수는 "대형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는 세계금융의 큰 흐름"이라며 은행 대형화에 찬성표를 던졌다.
그는 "대형화는 금융기관이 선택할 문제지 제3자가 끼어들 문제는 아니다"라며 "정부는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차원에서 보유지분 처리문제만 생각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전광우 우리금융그룹 부회장은 "은행간 합병은 결혼에 비유될 수 있는데 이혼율이 높다고 해서 결혼을 하지 말라고 간섭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모든 회사의 결정은 주주가 해야 하며 경영진은 주주의 이익이나 고용안정 등을 고려해 합병을 전향적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범수 국민은행 부행장도 "자본충실도가 낮으면 바로 퇴출시키는 원칙이 필요하다"며 "은행합병은 절반의 성공이라 하더라도 퇴출방식으로 망해서 사라지는 것보다는 흡수합병이 낫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