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은 지금의 인터넷이 등장한지 꼭 20년되는 날이다. 1983년 1월1일부터 인터넷의 모태인 아파넷(ARPANET)이 TCP/IP를 채용한 것이다. 물론 컴퓨터가 서로 연결돼 정보를 주고받은 데이터통신은 이로부터 14년전에 처음 등장했다. 1969년 9월2일 UCLA 연구팀이 2대의 컴퓨터를 케이블로 연결해 데이터를 주고받는데 성공, 인터넷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TCP/IP의 채택으로 서로 다른 네트워크가 공존하고 월드와이드웹과 같은 응용서비스가 등장해 "진정한 의미의 인터넷을 나았다"고 이 프로토콜의 공동개발자인 빈트 서프 월드컴 부사장(인터넷아키텍쳐 및 기술담당)은 말한다. 이때부터 인터넷은 비약적으로 발전, 우리 일상 생활의 모든 면에서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올해말이면 전세계 인터넷 이용인구가 7억명에 이를 전망(시장조사회사인 IDC 예측)이다. 성년을 맞은 올해 인터넷에서는 질적인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초고속인터넷의 급속한 보급이다. 시장조사회사인 E마켓터는 올해 미국의 초고속인터넷 이용자가 지난해보다 38% 늘어 연말에 2천3백3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제드 켈코 포레스터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내년말에는 초고속인터넷 이용자가 전화접속 이용자를 웃돌 것으로 전망한다. 내년말이면 전화접속 이용요금이 고속인터넷(현재 월 40-50달러)과 엇비슷한 수준인 월 40달러선으로 올라 비용면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무선인터넷의 비약적 확산도 올해의 주요 특징으로 손꼽힌다. 무선 인터넷에서는 무선 구역내통신망(LAN)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에서는 무선인터넷 서비스 지역(Hot Spot)이 10여개 대도시지역의 1천여곳에 불과하지만 올해말이면 최소한 50개 지역 5천여곳으로 늘어난다. 내년말이면 5분만 걸어가면 핫스폿에 들어가 무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AT&T IBM 인텔이 지난해말 무선LAN 서비스를 위해 설립한 코메타 네트웍스가 이같은 내용의 네트워크 구축계획을 마련한데 따른 것이다. 특히 비바토가 개발한 무선LAN 안테나와 인텔의 새로운 마이크로프로세서(코드명 바니아스)는 이 서비스 보급 확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비바토의 안테나 기술은 서비스 범위를 현재 약 1백m에서 약 6Km로 확장할 수 있으며 바니아스는 무선LAN 기능을 내장하고 있다. 올해는 모든 기기에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이 본격적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시계 회사인 포슬은 이동전화망을 통해 문자메시지를 받을 수 있는 손목시계형 PDA를 개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지난해 처음 소개한 지능형 개인용 개체 기술(SPOT) 사업을 강력히 추진할 계획이다. 손목시계 열쇠고리 등의 형태의 이 제품은 인터넷에 연결돼 개인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빌 게이츠 회장은 지난해 11월 컴덱스 기조연설을 통해 소형 탁상시계 형태의 SPOT 시제품을 공개했다. 언제 어디서나 어떤 장치로도 인터넷을 이용하는 '생활속의 인터넷' 시대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실리콘밸리=정건수 특파원 ks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