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은 크지만 잘했다.' 최경주(33·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가 2003년 미국 PGA투어 개막전인 메르세데스챔피언십(총상금 5백만달러)에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투어 챔피언 36명만 출전하고 우승 경쟁 상대가 세계랭킹 3위의 어니 엘스(34·남아공)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 대회에 첫 출전한 최경주가 코스레코드를 경신하며 선전한 것은 '이변'이라 할 만하다. 최경주는 13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 카팔루아의 플랜테이션골프코스(파73)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이븐파 73타로 주춤,4라운드 합계 23언더파 2백69타로 이날 10언더파를 몰아친 로코 미디에이트(41·미국)와 함께 2위를 기록했다. 최경주가 투어 개막전에 출전한 것도 처음이지만 시즌 첫 대회에서 2위를 한 것은 지난 99년 미국무대 데뷔 이래 처음이다. 23언더파는 자신의 종전 72홀 기록(17언더파)을 6타나 경신한 본인 최다 언더파 기록이다. 최경주는 이로써 올 시즌 미국 투어에서 '돌풍의 핵'으로 떠올랐고 14일 발표될 올해 첫 세계랭킹도 기존 40위에서 30위권대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최경주와 우승 다툼을 벌인 엘스는 이날 6언더파 67타,합계 31언더파 2백61타로 2위권을 무려 8타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엘스의 31언더파는 미 PGA투어 72홀 최다 언더파 신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01 피닉스오픈에서 마크 캘커베키아가 수립한 28언더파다. 우승상금은 2002시즌 투어 상금랭킹 60위권에 해당하는 1백만달러(약 12억원)다. 3라운드 54홀 동안 보기 1개만 범하며 엘스에게 2타차로 따라붙은 최경주는 최종일 전반까지 버디 1개,보기 1개로 주춤거렸다. 엘스와는 3타차.최경주는 10,11번홀에서 잇따라 버디를 잡으며 엘스에게 1타차로 접근,우승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그러나 엘스와 최경주의 타수차는 그 이후 다시 벌어지기 시작했다. 엘스는 12번홀 버디로 2타차로 달아났으나 최경주는 13,14번홀에서 잇따라 3퍼트로 보기를 범해 타수차는 순식간에 5타가 돼 버렸다. 최경주는 18번홀(6백63야드)에서 1.2m 버디 기회를 맞았으나 그 퍼트마저 홀을 비켜가 단독 2위까지 놓쳤다. 2002시즌 신인왕인 조나단 비어드는 최종일 데일리베스트인 63타를 치며 공동 6위를 기록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