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브레인 탐구] (5) 윤영관 <통일.외교.안보분과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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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관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는 현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통일.외교.안보분과 간사를 맡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로 떠오른 북한 핵문제 해결의 최전방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이번에 북핵특사단 일원으로 미국을 방문한다.
윤 간사의 역할은 그러나 외교·안보 분야에만 그치지 않는다.
노 당선자는 요즘 윤 간사가 저술한 '21세기 한국정치경제 모델'이라는 책을 두번째 읽고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해 윤 간사는 새정부의 청사진을 그려가고 있는 셈이다.
윤 간사는 지난 2001년 11월 노무현 캠프에 합류했다.
◆ 집중에서 분산으로 =윤 간사는 97년 외환위기의 근본원인을 권력의 집중에서 찾는다.
"동아시아 경제모델은 집중된 정치권력을 통해 재벌들을 육성함으로써 경제의 급속한 발전을 가져 왔다. 그러나 이는 경제력 집중의 심화로 귀결됐고 90년대 중반 이후 이를 감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급격한 금융시장 개방으로 이어져 결국 외환위기를 불러오게 됐다."(21세기 한국정치경제 모델)
따라서 외환위기를 해결할 수 지름길은 '집중'의 정치경제 체제를 '분산'의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윤 간사는 주장한다.
이를 통해 '효율적인 자원의 분배'라는 시장경제 본연의 체제를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윤 간사는 이 과정에서 국가의 역할을 강조한다.
"국가는 경제시스템에서 행위자이자 시스템 운영자로서의 역할을 동시에 갖고 있다.
90년대 초반부터 외환위기까지의 과정에서 국가는 시스템 운영자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정치적으로는 대통령에게, 경제적으로는 재벌총수에게 집중된 권력이 사회의 비효율성 원인이 된다는 결론이다.
이같은 윤 간사의 사회분석은 노 당선자의 선거공약 중심이었던 분권화, 분배, 재벌개혁의 기틀이 됐다는 평가도 있다.
◆ 안보는 미국, 경제는 동북아 =윤 간사는 "국가의 이익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다르게 정의된다.
친미 친일 친중이라는 개념은 과거 식민지 및 냉전적 사고에서 나온 것이며 국가 이익의 관점에서 외교적 접근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한국의 국가이익에 가장 중요한 국가는 미국이라는게 윤 간사의 지론이다.
그는 '미국을 어떻게 보아야 하나'라는 논문에서 "정치 군사적으로는 미국과 연대를 강조하고 경제적으로 일본 중국 러시아를 끌어안는 중첩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른 진보적 학자들에 비해 윤 간사는 미국과의 관계 강화 또는 유지에 훨씬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장기적으로 동북아시아의 국제관계는 한반도의 탈냉전화와 통일에 불리하게 작동할 가능성이 높다. 탈냉전화와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한.미간 안보협력을 기본축으로 삼고 여기에 일본과 중국의 협력과 동의를 얻어 내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국제체제의 변화와 한국의 21세기 대외전략)
윤 간사는 또 "남북한 관계의 정착과 통일에 가장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이다.
중국과도 정치적 협력이 필요하지만 한.미.일 공조관계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머물러야 한다"며 미국의 활용을 강조했다.
◆ 점진적 통일과 정치적 리더십 =윤 간사에게 남북관계의 진전과 통일은 미국 일본 러시아 중국으로 둘러싸인 동북아시아 질서 속에 한민족이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도구로 인식된다.
"4국의 권력다툼 속에 남북이 분단돼 있다면 남북한은 일본 중국 미국 경제권 사이에 매몰돼 버릴지도 모른다."(한국의 21세기 대외전략)
윤 간사는 특히 구한말 불행했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열린 민족주의'를 통한 국론의 통합, 정치적 리더십에 기반한 국제적 동의를 얻어내는 적극적인 외교,정경 분리에 입각한 중단없는 남북교류 확대와 점진적 통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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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력
△ 1951년생
△ 전주고
△ 서울대 문리과대학 외교학과
△ 서울대 국제정치학 석사
△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국제정치학 박사
△ 캘리포니아대 정치학 조교수
△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
△ 한국정치학회 상임이사
△ 존스홉킨스대 SAIS 객원교수
△ 미국 우드로 윌슨센터 객원연구원
△ 한국정치학회 국제정치학회 이사
△ 미래전략연구원 원장(현)
◆ 주요 저서 및 논문
△ 해외투자와 생산성의 정치경제
△ 북의 아이러니(일본의 해외직접 투자와 생산성)
△ 세계경제질서 형성과 남북한 협력의 정치경제
△ 세계경제의 블록화 경향과 동아시아 경제협력에 관한 연구
△ 일본경제의 국제화
△ 경제의 세계화와 지역주의
△ 동아시아 모델과 세계 자본주의(시장국가 제도의 관점에서)
△ 다국적기업의 정치경제
△ 21세기 한국정치경제 모델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