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올해 잠재성장률 수준(5%대)의 성장과 물가안정을 함께 달성할 수 있도록 콜금리를 신축적으로 운용하기로 했다. 또 올해 물가안정 목표를 2∼4%, 중기(2∼3년) 물가목표는 2.5∼3.5%로 설정했다. 한은은 9일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이달 중 콜금리 목표치를 현 수준(연 4.25%)에서 동결하고 이같은 내용의 올해 통화신용정책 운용방향을 확정했다. 박승 한은 총재는 금통위 회의 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6%선의 견조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미.이라크전쟁 가능성과 북한 핵문제 등으로 인해 성장과 안정의 불확실한 균형 상태"라고 현재 경기 상황을 진단했다. 이에 따라 "올해 금리정책은 대내외적으로 불균형이 불거질 가능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유연하고 신중하게 운용하겠다"고 박 총재는 밝혔다. 박 총재는 올해 가계대출과 부동산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시중 과잉유동성 우려도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낙관했다.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은 월평균 2조원에 그치고 총유동성(M3) 증가율도 12%대 초반(지난해 12.9%)으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 총재는 이와 함께 "성장 수출 생산 등 지표경기는 양호한 반면 체감경기가 나쁜 게 사실"이라며 그 이유로 △업종간 성장 불균형 △수출호조 속 내수부진 △교역조건 악화 △대외 불확실성 등을 꼽았다. 그는 그러나 "설비투자가 회복되고 대외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체감경기도 정상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한은은 올해 물가(유가 농산물을 제외한 소비자물가 상승률 기준)를 지난해와 같은 3?1%에서 안정시키고 공공요금 임금 등의 물가변수 동향을 주시하기로 했다. 그러나 중기 물가목표는 지난해(2.5%)보다 높여 잡아 인플레이션과 함께 디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하락)에도 대비키로 했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