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설 무렵이면 부모님을 위한 '효도 상품'으로 무대에 올랐던 악극과 신파극이 올해도 다시 찾아온다. 지난해까지는 MBC와 SBS 두 방송사 간 2파전 양상이었는데 올해는 KBS까지 뛰어들었다. 방송 3사의 브라운관 밖 장외 경쟁인 셈이다. 승부수는 모두 중.장년층을 겨냥한 호화 캐스팅. 또 모두 '인고와 희생의 여인'이 소재다. 첫 주자는 MBC다. 11일-2월 2일 리틀엔젤스 예술회관에서 신파극 「속(續) 불효자는 웁니다」를 공연한다. 정애리 김형일 박상면 나현희 배일집 등을 내세웠다. 98년 MBC가 처음 악극에 손대며 공연해 인기를 끌었던 「불효자는 웁니다」의 속편이다. 출세를 위해 비루했던 과거를 지워버리려는 아들, 그 아들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어머니, 그리고 보장된 장래를 위해 부잣집 처녀를 선택한 그 아들로부터 버림받은 뒤 타락의 길을 걸어가는 한 여인의 이야기다. 윤정건이 극본을 썼고 문석봉 극단 광장 대표가 연출한다. 음악은 엄기영이 맡았다. 극단 광장과 함께 준비한 작품이다. 공연시간 화-금요일 오후 3시.7시, 토.일.공휴일 오후 2시.6시. 2만5천원-5만5천원. ☎ 368-1515. 제일 먼저 악극 공연을 시작해 올해로 10년째인 SBS는 17일-2월 9일 국립극장해오름극장에서 악극 「봄날은 간다」를 공연한다. 파트너는 탤런트 최주봉이 대표로 있는 극단 가교다. 주요 출연진은 최주봉 윤문식 박인환 김진태 양재성 등 극단 단원들. 남편에게 버림 받고 아들마저 월남전에서 잃은 한 많은 여인 '명자'의 이야기다. 시집을 가지만 남편은 성공하겠다며 초야 이튿날 바로 집을 떠난다. 명자는 홀로 남아 온갖 고난을 버티지만 결국 나중에 만난 남편 곁에 다른 여자가 있는 것을 보고 속으로만슬픔을 삭인다. 극작 김태수. 연출 김덕남. 공연시간 평일 오후 4시.7시 30분, 토.일.공휴일 오후 3시.6시 30분(단 20일, 27일 공연 쉼). 3만-5만원. ☎ 369-1577, 1588-7890. KBS는 70년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일일 연속극 「아씨」를 무대에 올린다.2월 6-8일, 이어 14-17일 장충체육관 특별무대. 향수를 자극하겠다는 전략이다. 간판급 출연진으로는 여운계, 선우용녀, 전양자, 오정해, 김성원, 최정훈, 이승철 등이 포진해 있다. 뮤지컬컴퍼니 대중과 손잡고 준비했다. 엄격한 선비 집안에 태어나 삼종지덕을 따르는 전통적인 여인 '기순'이 남편의 냉대와 시어머니와의 불화 등을 모두 견디고 어느새 가족 모두를 돌보는 한 집안의 며느리로 우뚝 선다는 내용. 원 드라마 작가인 이철향이 대본을 썼고 이종훈 세종대 교수가 연출한다. 공연시간 평일.토요일 오후 4시.8시, 일요일 오후 3시.6시. 3만5천-5만5천원.☎ 766-8551.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