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서청원 대표와 박희태.김진재.이상득.하순봉 의원 등 최고위원 전원은 26일 대선패배의 책임을 지고 최고위원직에서 일괄 사퇴했다가 번복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서 대표는 이날 충남 천안 중앙연수원에서 열린 국회의원.지구당위원장 연찬회에서 "저와 당 최고위원들은 모두 당대표직과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한다"며 "이것으로 당 패배이후 불거진 책임문제를 접겠다"고 말했다. 그는 "사퇴한 최고위원들은 다음 전당대회에서도 경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대표는 그러나 당헌당규상 최고위원직 사표를 수리할 기구가 없다는 점과 지도부 공백을 우려하는 당내 목소리가 거세지자 "전당대회를 열어 비상대책기구를 출범하는 2개월간 통상적인 당무를 수행하겠다"며 사의를 번복했다. 한편 앞서 열린 연찬회에선 당내 인적쇄신 여부와 원내정당제 도입 등의 정치개혁 방안을 둘러싸고 의원들간 격론이 벌어졌다. ◆인적쇄신 논란=소장파 의원들은 대대적인 '인적청산'을 주문한 반면 중진급 의원들과 선대위 당직자들은 "당을 먼저 수습하는게 우선"이라고 반발,격론을 벌였다. 당내 소장파 모임인 미래연대 원희룡 대표와 안상수 희망연대 간사는 "즉시 비상대책기구를 구성해야 하며 비대기구의 위원장은 기존 지도부가 아닌 인사로 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김홍신 의원도 "이회창 후보를 낡은 정치의 상징으로 만든 과거형 인물들이 물러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가세했다. 이에 대해 선대위 핵심요직을 거친 권철현 의원은 "특정인을 공격하기 위한 권력투쟁의 수단으로 개혁을 이용해선 안된다"고 반발했다. ◆정당개혁=안상수 희망연대 간사는 "당관리차원에서 대표만 존속하면 된다"며 △중앙당 조직축소 △최고위원제 폐지 △의원총회의 최고의결기구화 등을 통한 '원내정당화' 추진을 촉구했다. 미래연대측도 관료주의적 당구조의 개혁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용갑 의원은 "개혁은 지향과 이념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좌파정권식 개혁을 따라가서는 안된다"고 속도조절을 주문했다. 천안=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