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이 아직 건강해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게 오히려 기쁠 뿐이야.뜻밖의 상을 받게 돼 부끄럽기만 해" 노인정 등을 돌며 무료이발 봉사를 해 온 공로로 성탄절인 25일 "자랑스런 서울 시민상"을 받은 신효철(76.동대문구 답십리동) 할아버지는 수상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신 할아버지가 무료 이발사로 활동하기 시작한 때는 지난 95년 5월. 성당에 나오는 노인과 장애인들이 돈이 없어 이발조차 못한다는 것을 알고 가위와 빗을 들기로 결심한 것. 젊었을 때 약 10여년간 이발사로 일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신 할아버지는 동대문구 일대의 노인정 복지시설 성당 등을 돌며 노인과 중증장애인의 머리를 깍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그의 손을 거쳐간 "공짜"고객은 1만명이 넘는다. 고객이 늘어나면서 신 할아버지는 유명인사가 됐다. 동대문구가 아닌 다른 지역 노인정에서도 신 할아버지 소문을 듣고 "원정 이발"을 요청하고 있다. 한달에 몇 십만원에 불과한 월세 임대료로 할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는 신 할아버지는 "생활이 어려우니 남을 돕기전에 자신을 위해 돈을 쓰라"는 이웃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매달 성금을 내고 있다. 신 할아버지는 "비록 작지만 남에게 도움을 주면서 느끼는 보람은 결코 돈으로 살 수 없어.앞으로도 계속 봉사하면서 살거야"라며 웃었다. 홍성원 기자 anim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