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6일자) 끝이 안보이는 MS 반독점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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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볼티모어 연방법원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운영체계에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이하 썬)의 자바 프로그래밍 언어를 탑재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은 MS 반독점 소송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이번 명령은 지난 3월 MS가 자바를 배제,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며 10억달러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썬의 손을 들어 준 것이다.
MS는 물론 이 명령에 대해 즉각 항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4년여에 걸친 반독점 소송에서 지난 달 연방법원이 MS와 법무부, 그리고 9개주간 타협안을 대부분 승인함으로써 한숨을 돌렸던 MS로선 또 다른 소송에 시달려야 할 상황이 됐다.
자바는 사실상 MS와 썬 간 경쟁의 상징이나 다름없다.
썬의 자바로 쓰여진 응용 프로그램은 MS의 윈도뿐 아니라 다른 플랫폼으로의 이식(移植)이 용이하다.
그러니 이것이 확산되면 윈도 독점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에 MS는 윈도에 유리한 소위 독자적 자바버전을 개발, 확산을 시도했고 이는 곧 썬을 자극해 적대관계가 촉발됐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MS는 썬의 자바에 대한 지원을 앞으로 중단하겠다고 나왔고,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말았다.
일각에선 MS의 이 결정이 법무부 및 주정부와의 반독점 소송에서 썬이 MS를 비난하고 나선 때문인 것으로 풀이하기도 했다.
하지만 보다 본질적인 이유는 소위 웹서비스 시장을 놓고 벌이는 패권다툼에 있다고 봐야 할 것같다.
유무선 인터넷을 통합,모든 응용기능을 연결하는 웹서비스 시장은 차세대 인터넷의 결정판이다.
그러니 플랫폼의 선점경쟁이 치열할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먼저 공격에 나선 것은 MS였다.
PC 운영체계를 장악한 윈도를 기반으로 '닷넷(.NET)'을 들고 나오자, 위협을 느낀 썬은 운영체계로 윈도뿐 아니라 리눅스 유닉스 등을 허용하는 자바 기반의 '썬원(SUN ONE)'으로 대응하고 나섰던 것이다.
어쨌든 앞으로 자바기술의 유통채널에 어떤 변화가 올지 우리로서도 관심거리다.
썬 회장이 올 상반기 방한했을 때 MS의 닷넷을 의식, "한국이 MS에 묶이느냐, 아니냐의 중대기로에 있다"고 경고했다지만 꼭 이 때문만은 아니다.
흔히 한국을 두고 말하는 세계 IT기술의 테스트베드란 그 진정한 의미가 '모든 플랫폼과 다양한 기술'의 시험무대라는데 있을 것이다.
경쟁을 통해 결국 어느 한쪽으로 수렴될 수도 있겠지만, 그 과정에서 독점적 지위의 남용이나 부당행위가 없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