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 상품은 특정 시기, 특정 장소의 정치.경제.사회.문화.기술 트렌드와 그에 따른 소비자 욕구에 좌우되는 속성을 지닌다. 2002년 한경소비자대상을 받게된 66개의 히트상품들도 이같은 원론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이같은 관점에서 올해 상품시장에서 최고의 화두는 한일 월드컵이 아닐 수 없다. 2002년 히트상품들 =삼성경제연구소는 올해 최고 히트상품으로 한일 월드컵을 꼽았다. 컬러휴대폰과 '중국산'이 그 뒤를 이었다. 이밖에 주상복합아파트 홈시어터 영어학습 테이크아웃점 변형명품(짝퉁)'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한방제품 등을 10대 히트상품에 올렸다. 이 연구소는 이같은 히트상품의 키워드를 '우리 것'의 재발견, 글로벌화, 기능과 감성의 고도화 등 세가지로 요약했다. 우리 것과 우리 힘을 재발견한 대표적인 계기는 월드컵이라고 연구소는 덧붙였다. 글로벌화의 사례로는 중국산과 명품의 위력을 들었다. 기능과 감성의 고도화는 컬러휴대폰, 주상복합아파트 등에 그대로 반영됐다. 홈시어터의 인기와 테이크아웃 매장의 유행도 소비자들의 감성소비 영향을 많이 받았다. 현대백화점이 선정한 '2002년 7대 히트상품' 목록을 봐도 이런 경향들이 뚜렷이 드러난다. 현대백화점은 벽걸이 TV인 'PDP'를 올해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꼽았다. 신세대 혼수가전 필수품목으로 떠오른 '드럼 세탁기'와 월드컵 응원전에 힘입은 '레드 티셔츠', 꽃미남 열풍을 주도한 '남성용 기능성 화장품', 주5일 근무제 확대로 수요가 급증한 '인라인 스케이트', 신세대 핵가족 입맛을 사로잡은 '즉석 반찬'도 히트상품 대열에 합류했다. 현대백화점 영업전략실 김대현 판매촉진팀장은 "올 한햇동안 백화점 히트상품 트렌드의 큰 특징은 첫째, PDP가 백화점 가전매장을 부활시킬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는 것이며 둘째, 뷰티상품 수요가 급증했고 셋째, 레드셔츠 인라인스케이트 등 신세대층이 소비를 주도한 상품이 부각한 것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2002년 한국의 5대 소비 트렌드 =삼성경제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올해 5가지 소비 지향성을 뚜렷이 보여줬다. 그것은 바로 고급 지향성 유목성향 감성 중시 스마트 소비성향 월드컵 특수 형성 등이다. 이런 소비 트렌드는 히트상품을 낳는 토대가 됨은 물론이다. 고급 지향성은 수입명품과 수입자동차 시장의 급팽창을 낳았다. 유목성향이란 디지털과 테이크아웃 상품의 고성장을 가져 왔다. 이를 가리켜 일부 마케팅학자들은 21세기 소비자들을 '디지털 노마드족'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감성중시 성향은 컬러휴대폰의 히트와 휴먼터치형 가전제품의 유행을 불러오는 밑바탕이 됐다. 스마트 소비란 합리적 소비자가 점차 늘고있음을 의미하는 말이다. 상품정보를 다양한 채널로 수집, 가격과 품질을 비교해보고 구매한다는 뜻이다. 렌털상품이 늘고 있는 것도 스마트 소비경향을 반영한 것이다. 월드컵 특수는 일부 상품 매출이 폭발했으나 대회가 끝난뒤 삽시간에 식어버려 아쉬움을 남겼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