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여름 4백 여 명의 여행자들이 30일간 유럽을 일주했다. 하지만 그저 단순한 여행이 아닌 캠핑카를 타고 떠난 색다른 스타일의 여행.27대의 차량이 국내 캠핑카 여행의 시작을 알리며 유럽 곳곳을 누비고 다녔던 것이다. 파리의 에펠탑과 로마의 트래비 분수를 찾아 떠나는 유럽 여행.열흘이 넘게 걸리는 유럽 여행은 대부분 배낭여행이 주류를 이뤄왔지만 올해 들어 새로운 취향의 여행 문화가 국내에 선보였다. "달리는 호텔"이라는 별칭으로 알려진 캠핑카 투어.유럽과 미주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폭넓게 애용되고 있는 여행이다. 다양한 스타일의 여행에 목말라 하던 마니아층들의 생생한 경험이 전해지면서 벌써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중이다. 캠핑카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은 숙박과 취사,이동의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가스 보일러,화장실,샤워실,침대,응접실 등을 갖춘 차량은 콘도를 떠올리게 한다. 냉장고와 싱크대는 물론 가스렌지 등도 마련되어 있어 불편함이 없다. 뿐만 아니라 여러 지역을 다닐 때마다 적지 않은 부담이 되었던 짐 문제도 간단히 해결된다. 캠핑카 내부에 넉넉한 수납 공간을 두어 일단 차에 개인 사물을 정리해 두면 여행이 끝날 때까지는 다시 짐을 꾸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기 때문.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다녀야 하는 부담과 소지품 분실의 걱정도 자연히 해결된다. 달리는 호텔이라는 말의 의미를 새삼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현지 음식이 입에 맞지 않을 경우 김치와 밑반찬을 준비해 가 냉장고에 넣어 두고 한동안 먹을 수 있기도 하다. 현지의 저렴한 식료품을 이용해 직접 요리를 하는 즐거움이 더해진다. 무엇보다 유럽 캠핑카 투어의 가장 큰 재미는 유럽 구석구석을 여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는 것.주요 관광 명소를 어렵지 않게 찾아다닐 수 있고 시간 조절만 잘 한다면 원하는 곳은 언제 어디라도 갈 수 있다. 알프스의 설경에 사로잡혀 차를 세우고 한 참을 감상하는 일이 가능한 셈이다. 또 열차 시간 등에 쫓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도시를 좀 더 알아 보거나 유럽 현지인들을 만나볼 수 있는 시간도 넉넉하다. 유럽의 고속도로를 따라가며 만나는 아름다운 전원의 풍경이 운전의 피로를 덜어 준다. 색다른 여행과의 만남 외에도 낯선 땅을 손수 운전하며 체험해 나갔다는 사실은 캠핑카 투어에서만 누릴 수 있는 기쁨.이미 캠핑카 여행을 다녀왔다는 윤석구 씨는"유럽을 내가 직접 운전하며 돌아다녔다는 점에 상당한 성취감을 느꼈다. 자부심은 물론 운전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털어놓는다. 특히 유럽은 각 지역마다 주요 캠핑카 전용 캠핑장을 마련해 놓고 있어 여행의 편의를 도와주고 있다. 차량 정비와 세탁,식품 구입,식수 공급 등 캠핑 투어족을 위한 준비가 완벽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오직 나만의 호텔을 몰고 유럽 대륙을 누비는 즐거움과 여행의 추억만을 간직할 수 있게 해,유럽 캠핑카 투어에 대한 여행자들의 관심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글=남기환(객원기자) 여행문의=(주)투어닷 코리아(02-723-00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