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트경기든 사업이든 세계를 누비고 싶습니다" CCTV(감시카메라)제조업체인 화이트스콜의 정미정 대표가 처음 요트와 인연을 맺은 건 1999년 여름이었다. 우연히 차를 몰고 서울 성산대교를 건너다가 창 밖으로 한강위의 요트를 본 것이다. 1~2인용(딩기급) 요트로 비교적 작은 크기였는데 "저 정도의 배라도 큰 바다로 나갈 수 있겠구나"하고 혼잣말을 했단다. 정 대표는 가끔 강에서 윈드서핑을 즐기던 터라 별다른 망설임없이 성산대교 아래에 있는 양화지구 요트장에서 배를 탔다. 그러다가 더 큰 배를 타려고 부산으로 장소를 옮겼다. 서울 수도권 부근의 딩기급 요트 대신 24피트크기의 경기용 크루즈급 배를 타기 위해서였다. 5~6명이 함께 탈 수 있는데다 원양 항해가 가능하다는 점이 그녀를 매료시켰다. 올 2월에는 박기철 요트 국가대표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국내 첫 여성팀을 꾸렸다. 학생 주부 직장인 등 여성 6명이 멤버다. "무리에(물위에)"라는 팀명으로 내년도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세계 챔피온십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정 대표는 "요트는 동력이 없어 목표지점에 신속하게 도달하기 위해서는 바람과 파도를 정확하게 파악해야한다"고 말한다. 또 "마스터(배 중앙의 기둥)와 세일(돛)을 조절하는 능력보다 팀워크가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선수(뱃머리)에서 선미까지 정해진 각각의 포지션이 있어 조화가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요트의 장점으로는 "바람을 안고 거슬러 올라가거나 다른 배와 부딪치기도 하는 등 역동적인 스포츠"라는 점을 꼽는다. 물위의 출발선에 설 때면 느껴지는 도전의식과 흥분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큰 바다로 나가고 싶다는 정 대표의 희망이 비단 요트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지난해 3월 회사를 설립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맑은 날에 갑자기 찾아오는 질풍(화이트스콜)처럼 태풍을 일으키는 기업을 만들겠다고 나섰다. 현재 화이트스콜은 수십 종류에 달하는 다양한 감시카메라를 개발 생산하고 있다. 국내 시장보다는 유럽이나 미국 등 해외시장을 집중 공략한다. 대량 양산주문으로 이어지기위해 현재 차근차근 해외 유통망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감시카메라 기술을 대형차 후미에 접목시킨 신제품을 개발해 출시하기도 했다. 잘 보이지 않는 대형차의 뒷 시야를 카메라가 운전석의 화면으로 보내주는 장비다. 정 대표는 "내년에 있을 세계 요트챔피온대회의 "무리에"를 위한 스폰서를 구하는 것과 수출을 늘리는 일이 현재로서는 가장 큰 관심사"라고 귀띔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