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대선을 이틀 앞둔 17일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행정수도 이전과 정치개혁 문제에 대한 자신들의 견해를 밝히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회창 후보는 "노무현 후보의 서울이전 공약은 이 정권이 충청인을 다시 한번 속이려는 무책임한 졸속 공약"이라고 주장했으며,노무현 후보는 "김대중 정권의 부패와 실정에 책임 있는 세력과 인사들은 응분의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회창 후보=이날 오후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 정권은 5년 전에는 내각제로 속이고 농가부채 탕감으로 두번을 속이고 이제 수도 이전으로 세번을 속이려 한다"고 비난했다. 이 후보는 이어 "노 후보는 지난 4월 민주당 경선당시 정동영 후보가 행정수도를 이전하겠다고 하자 반대했다"며 "6조원으로 수도를 옮기겠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수도이전 공약은 권력실세들과 결탁,정보를 미리 빼낸 외지의 투기꾼들에게 이익이 돌아갈 것이 뻔하며 충청도를 땅 투기장으로 만들 것"이라며 "민주당은 충청도 곳곳을 다니며 가는 곳마다 수도이전의 대상지인 것처럼 충청인을 현혹시키고 있으나 결국 지역간 갈등과 대립만 심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자신의 '기능별 수도화 전략' 구상을 밝힌 뒤 대전과학기술수도 건설,안면도 디즈니랜드 조성,오송 바이오산업수도 건설,충북 유니버설 스튜디오 조성,천안·아산 대학복합타운 개발 등 충청권발전 10대 공약을 발표했다. ◆노무현 후보=노 후보는 이날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인사에 부당 개입하는 등 국정 운영과 쇄신에 장애를 가져왔거나 부패와 관련있는 인사,실정에 책임이 있는 인사 등은 법적·정치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후보는 이어 "당선과 동시에 민주당부터 대개혁,취임 전에 가시적 성과를 끌어내겠다"며 "특정지역에 편중되지 않는 전국 통합정당을 건설하겠다"고 문호개방 의지를 천명했다. 그는 '문호개방에 한나라당 인사를 포함하느냐'는 질문에 "배제하지도 않지만 그것을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또 "당선되면 전국적으로 널리 인재를 모아 능력있는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할 것이며 새 정부에선 비선(秘線)정치와 측근정치는 배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선에서 공을 세웠다 해서 국정의 책임있는 자리를 나누어주는 일도 결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창·대전=김동욱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