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 때면 연말 송년모임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하나의 세시풍속(歲時風俗)이 됐다. 이처럼 연말에 여러 사람과 교분을 나누는 송년회는 선거와 흡사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첫째로 '과거지사'를 하나의 이벤트로 일괄처리하겠다는 배경이 숨어 있다. 친구 사이건 거래 상대방이건 그간 소원했던 점을 풀어보자는 뜻이 숨어 있다. 둘째 자신의 세(勢)를 과시하려는 의도가 은근히 녹아 있다. '나는 이런 모임에 간다'며 어깨에 힘을 준다. 셋째 성장 가능성이 큰 인물이 있는 모임에 서로 가려고 한다. 선거는 본디 덜 나쁜 사람을 뽑는 것이라고 한다. 주식투자의 요체도 '선택'이다. 혹시 송년 분위기에 휩쓸려 선거를 닮은 선택을 하는 투자자가 있지 않을까 염려된다. 남궁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