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의 북한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핵시설 재가동과 건설을 선언한 데 대해 '한반도 위기의 시작'이라는 우려감을 나타내면서도 한편으론 '미국이 대화에 나설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왔다. 카네기 평화재단의 존 시린시온 연구원은 폭스TV 회견에서 "북한 핵동결 해제선언은 한반도 위기의 시작으로 볼 수 있을 만큼 중대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핵 시설을 재가동하는 데는 수개월이 걸리겠지만 이것은 매우 심각한 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출발점"이라고 지적했다. 시린시온 연구원은 "북한의 이번 선언이 미국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협상용"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은 북한의 핵개발 포기 없이 협상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는 점을 들며 북·미간의 관계개선이 어렵다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이 예멘에 스커드미사일을 수출한 것과 관련,북한의 미사일은 주변국의 안보에 불안 요인이 되지만 미국에 위협을 줄 만한 정도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돈 오버도프 존스홉킨스 대학 교수는 공영라디오 방송인 NPR과의 대담에서 "북한은 핵무기 개발계획을 시인하면서 미국과 대화를 원했다"며 이번 핵동결 해제선언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미국이 북한을 침공하지 않는다는 조약을 맺을 경우 미국과 머리를 맞대고 대화를 하겠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미국이 불가침선언이나 조약을 명시적으로 하지 않음에 따라 대화가 막혔다"고 주장했다. 오버도프 교수는 "이번 핵동결 해제선언에 대해 미국이 군사공격같은 극단적으로 방법으로 대응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으로선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택할수 있는 대안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미국이 북한에 당근은 제시하지 않겠지만 결국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