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01:28
수정2006.04.03 01:31
크리스마스와 겨울방학을 앞둔 완구업체들은 요즘 정신이 없다.
한 해의 매출을 판가름하는 대목인데다 신상품 출시와 각종 판촉행사가 몰려있기 때문이다.
이때를 틈타 일부 부도덕한 업체들이 유명상품이나 히트제품을 베낀 불법복제상품(일명 짝퉁)을 쏟아내자 완구업체들은 이들에 대한 대책마련으로 더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최근 완구업체 G사는 자사의 주력 상품을 그대로 베낀 모조품을 서울시내 한 완구매장에서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이 완구는 애완동물 모양의 초소형 로봇으로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등 여러가지 기능을 갖고 있어 출시 이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런데 정상가격의 절반 이하에 불과한 조잡한 복제품이 버젓이 G사의 거래 매장에 등장한 것이다.
또 다른 완구업체 S사는 자사의 히트상품을 본떠 만든 중국산 제품 때문에 난감한 일을 겪었다.
지난 10월 한 어린이가 이 회사의 인기상품인 팽이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발가락이 잘리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조사결과 문제의 장난감은 마감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중국산 제품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일은 완구업계에서 자주 생긴다.
저가 복제상품의 경우 제조사나 판매사 표기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아 제조업체를 찾기가 힘들다.
따라서 법적 대응을 하기가 쉽지 않다.
어렵게 제조업체를 찾으면 이미 다른 곳으로 사업장을 옮긴 경우도 허다하다.
이들 모방품은 외관상으론 특정 업체의 정품과 흡사하지만 품질면에선 현격히 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저급 원자재를 사용하거나 기술력이 미흡해 어린이에게 심각한 위험을 안겨주기도 한다.
시간과 돈을 들여 신상품을 개발하거나 외국업체에 로열티를 주고 영업을 하는 완구업체들로서도 힘이 빠진다.
국내에도 물론 법적으로 지식재산권이 보장돼 있다.
하지만 여전히 성행하는 불법복제업체들의 '치고 빠지기'식 사업은 가뜩이나 인력난과 극심한 경쟁에 시달리는 완구업체들에 또다른 골칫거리를 안겨주고 있다.
문혜정 산업부 벤처중기팀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