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증시 반등세에도 불구하고 일부 증권사와 투자은행들은 앞으로의 증시전망을 어둡게 보고 아예 폐업을 하거나 직원들 감원에 나서고 있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계 지주회사 광둥투자는 12일 앞으로 세계증시 전망이 불투명하다면서 홍콩에서 영업하고 있는 계열 증권사를 올 연말까지 폐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광둥증권은 고객들에게 발송한 안내서한에서 "앞으로 증권산업 전망이 밝지 않으며 홍콩 경제도 어렵다"고 설명하고 "연말까지 계좌를 다른 증권사로 옮겨 달라"고 당부했다. 광둥투자는 지난달 계열 보험사를 매각한 데 이어 이번에 증권사까지 폐업함에 따라 홍콩에서 완전 철수하고 앞으로 중국의 사회간접자본시설 투자 등에 주력하기로 했다. 홍콩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1987년 설립된 광둥증권이 폐업할 경우 올들어 폐업하는 증권사는 모두 86개로 지난해 폐업한 증권사 73개에 비해 13개나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미국 최대 투자은행인 메릴린치도 앞으로 증시 전망이 어두울 것으로 보고 미국과 아시아지역의 임원급 직원들을 중심으로 100여명을 감원한다고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날 메릴린치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메릴린치는 연말 보너스 지급을 눈앞에 두고 지난 주말께 부사장 승진을 앞둔 임원 등 직원 100여명에 대해 해고를 통보했다고 전했다. 메릴린치 대변인은 "우리는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라 비용과 인력 등의 자원을 적극적으로 관리한다"면서 "일부 분야에서는 인력을 감축하지만 다른 분야에서는 선발도 한다"고 말했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