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기사' 송태곤 3단(16)이 '전신' 조훈현 9단에게 역전 KO승을 거두고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 획득에 바짝 다가섰다. 지난 4일 한국기원 특별대국실에서 벌어진 제7기 박카스배 천원전 결승 3국에서 송 3단은 조 9단을 상대로 2백21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며 종합전적 2승1패로 한발 앞서 나갔다. 송 3단은 앞으로 남은 두 판 중 한 판만 더 이기면 천원에 오르게 된다. 송 3단은 지난 8월15일 김주호 2단을 꺾고 오스람코리아배 신예 연승최강전에서 처음으로 우승컵을 차지한 기사. 대부분의 신예기사들이 실리 위주 바둑을 선호하는데 비해 깊은 수읽기를 바탕으로 한 전투바둑을 즐긴다. 가장 좋아하는 기사도 소문난 싸움꾼 조훈현 9단이다. 지난 96년 출범한 박카스배 천원전은 1기부터 4기까지는 이창호 9단의 독무대였으나 지난 5기 때는 이세돌 3단, 6기 때는 박영훈 3단 등 신예기사가 우승컵을 차지했다. 이 3단과 박 3단은 공교롭게도 천원전 타이틀 획득 이후 일약 정상급 기사로 발돋움했다. 80%에 육박하는 승률로 생애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는 송 3단이 이세돌 박영훈의 뒤를 이어 천원의 자리에 등극할 수 있을지, 신예들에게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 조 9단이 재반격에 나설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올해 다승 1위를 달리고 있는 조 9단(56승21패.승률 72.7%)과 승률 1위에 올라 있는 송 3단(54승14패1무.승률 78.9%)의 맞대결로도 관심을 모은 결승 3국은 난전을 불사하는 두 기사의 기풍을 반영하듯 시종 역전에 역전을 거듭했다. 초중반은 빼어난 대세관으로 국면을 리드한 조 9단의 페이스. 그러나 중반 하변 접전에서 송 3단이 힘을 발휘하며 형세를 만회, 국면은 호각을 이뤘다. 이후 조 9단은 하변에서 흑 다섯점을 잡는 망외의 소득을 올리며 승기를 잡았지만 상변 중앙 전투에서 강수로 일관하다 송 3단의 카운터 펀치에 백대마가 몰살당하면서 다잡았던 승리를 눈앞에서 날려 버렸다. 결승 4국은 오는 11일 한국기원에서 열린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