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그룹의 모태는 2일 타계한 장병희 전회장이 고 최기호 회장과 지난 49년 11월25일 합명회사 형태로 설립한 영풍기업사다. 영풍기업사 설립 당시 두 창업자는 `일제 치하에 낙후할 대로 낙후한 나라 경제를 수출산업과 수출진흥으로 재건하자'는 뜻을 품었다. 1909년 황해도 봉산에서 태어난 장 전 회장은 사리원농업학교와 대구신학교, 벨기에 루뱅가톨릭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한 독실한 가톨릭 신자다. 영풍기업 `대표사원'으로 경영에 첫 발을 내디딘 장 전 회장은 영풍해운 사장과영풍상사 사장, 무역협회 부회장, 고려아연 사장 등을 지낸데 이어 영풍그룹 회장과㈜영풍 회장 및 명예회장을 지냈다. 장 전 회장은 50-60년대 농수산물 수출, 지하자원 개발을 통한 철광석 수출로적극적으로 외화벌이에 나서 '수출의 날'에 대통령표창 3회, 동탑산업훈장, 은탑산업훈장 등을 연속 수상했다. 영풍은 지난 50~60년대 주로 농수산물과 지하자원을 개발해 수출, 기반을 다졌으며 아연광석은 수출하면서 아연괴는 수입하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70년 경북 봉화에 아연제련소인 석포제련소를 세워 비철금속제련업에 진출했다. 석포제련소는 준공 당시 연간 아연괴 9천t, 황산 2만2천t을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대단위 아연제련공장이었다. 영풍은 70년대 이후 이른바 `개발시대'를 맞아 정부가 추진하는 중화학공업 분야에 적극 참여, 74년 자매회사인 고려아연을 설립해 78년 연산 5만t 규모의 아연제련소를 완공했다. 이후 지금까지도 국내 아연시장은 관계사인 ㈜영풍과 고려아연이 양분하고 있다. 영풍은 90년대 접어들면서 사업다각화를 모색, 90년 영풍매뉴라이프생명을 설립해 생명보험업에 뛰어들었고 92년에는 종로구 서린동 종각4거리에 영풍빌딩을 준공함과 동시에 영풍문고를 설립, 문화사업에도 진출했다. 또 95년에는 전자부품 제조업체인 유원전자(현 영풍전자)를, 2000년에는 반도체조립가공업체인 한국시그네틱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영풍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기업집단 35위로 현재 상장사인 ㈜영풍, 고려아연, 영풍산업과 코스닥등록법인인 영풍정밀을 포함해 24개사가 그룹을 이루고 있다. 모회사격인 ㈜영풍은 올 1~3분기 매출액 1천929억5천만원에 영업이익 36억4천만원을 기록했고 작년 연간 매출액은 1천934억원, 영업이익은 73억6천만원이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묵.공병설기자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