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중 교보증권 상무(리서치센터장)는 반도체 경기 사이클과 과거 신정부출범 이후 주가추이 등 2가지 잣대을 감안해 내년도 증시를 전망하고 있다. 그는 국내 증시가 내년 하반기 종합주가지수 900~1,000선에서 고점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망종목으로는 삼성전자등 IT(정보통신)업종의 대표종목,업황이 지속적으로 회복되고 있는 해운주와 연말 충당금 부담이후 주가 회복이 예상되는 은행주 등을 꼽았다. 그러나 과거 주가 상승기마다 걸림돌이 됐던 물량 압박이 내년 증시에서도 최대 복병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김 상무는 지적했다. ◆반도체 사이클과 신정부 주가 사이클이 일치=김 상무는 내년 증시의 최대 투자포인트로 반도체를 포함한 IT부문의 경기회복 속도를 꼽고 있다. 그는 4∼5년을 주기로 등락을 거듭하는 반도체 경기와 국내 신정부 출범 이후 주가 사이클이 대체로 일치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88년부터 대선 이후의 주가 추이를 봤을 때 정권 출범 1년∼1년6개월이 상승기로 최고 53∼1백5%까지 올랐다. 반도체 경기는 사이클 측면이나 미국의 설비투자 추세 모두 내년 하반기 이후 회복세로 접어들 전망이다." 따라서 내년은 펀더멘털적 주기와 정치적 주가 사이클이 모두 맞아떨어져 강세장이 연출될 것이란 게 그의 주장이다. 김 상무는 또 2000년 3월 이후 미국 주가 하락세가 지난 10월9일을 기해 일단락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0월9일 당시 나스닥지수는 2000년 3월10일에 비해 79%,S&P500지수는 2000년 3월24일에 비해 49%나 하락,주가 버블이 대부분 해소됐다는 것. 그는 "미국 경기회복은 아직 부진하나 설비투자가 GDP 성장률을 웃돌고 있고 하이테크부문의 성장세가 비하이테크부문을 크게 앞서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라며 "내년 증시는 하반기 이후 IT 회복세를 반영하는 장세가 될 것"으로 점쳤다. ◆물량요인이 최대 변수=김 상무는 내년 증시가 1천포인트를 돌파하느냐 여부는 물량압박을 얼마나 이겨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과거 상승장마다 재벌그룹의 유상증자와 코스닥 신규공모,정부 민영화 등의 물량공급이 추가 상승을 가로막았 듯이 내년에도 지수가 850선을 넘을 경우 물량압박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는 국내 증시가 5백∼1천포인트의 장기 박스권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연기금 등에 의한 증시의 장기 수요기반 확충 △지속적인 기업구조조정 △기업지배구조 개선 △정부 및 고위 공직자들의 증시 발전에 대한 의지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