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취업을 준비하는 구직자들은 이제 면접 준비를 최우선으로 삼아야 할 것 같다. 올해 채용에선 대기업들이 예전에 중시하던 학력이나 자격증은 더 이상 중요한채용기준으로 삼지 않은 반면 회사의 핵심인재로 키울 수 있는 우수인력을 판별, 영입하기 위해 다양하고 차별화된 면접방식을 속속 도입했기 때문이다. ◆ '실무 대처능력'이 가장 중요 :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지원자들이신청한 업무부문과 관계없이 획일적으로 면접을 하던 방식에서 탈피, 올해 처음으로부문별로 특성화된 `실무형 면접'을 실시했다. 일반사무, 영업관리, 생산관리, 연구개발 등 희망분야별로 지원자들을 나눠 과차장급의 실무자들과 중역들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지식이나 소양을 갖췄는지를집중적으로 질문한 것. 특히 실무면접에서는 면접관들이 지원자의 학력, 학점, 출신지역 등을 전혀 알수 없도록 하는 '블라인드 면접'을 실시해 실무능력 평가에만 전념하도록 했다. 코오롱도 1차 면접시 블라인드 면접 방식을 채택해 면접관이 출신학교, 전공,이름 등 지원자의 배경을 전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집단토론 등 다양한 형식의 면접을 진행했다. 삼성물산의 경우 실전에서의 어학실력을 평가하기 위해 대기업중 처음으로 영어프리젠테이션 제도를 도입했다. 국제적인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지원자에게 구체적인 해외사업 케이스를 주고 사업타당성 분석과 문제 해결방안 등을 10여분간 영어로 설명하도록 한 것으로 상당히 분별력있는 면접방식이라는 내부평가을 얻었다. 대한항공의 여승무원 선발에서는 항공기내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상황을 제시하고 고객응대 방식에 대한 롤 플레이(role-play)를 통해 구직자의 직무수행 잠재능력을 평가하기도 했다. 현대차의 이강동 총괄인사팀장은 "출신학교, 학점 등 전통적인 채용기준은 점차의미가 퇴색하고 있다"며 "실무현장에서 최대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관련 지식과자신감을 갖춘 인재가 이젠 최고의 인재"라고 말했다. ◆ 이색면접 통해 창의력 평가 : 최근 대기업 면접의 또다른 특징은 급변하는경영환경에 대처할 수 있는 창의적인 사고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독특한 '이색면접'을 도입하는 곳이 많다는 것. 한솔포렘은 신입사원 면접시 난센스 퀴즈나 회사 관련 퀴즈를 풀면서 경직된 분위기를 없애 지원자들이 편안하게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했으며 답을 맞출 경우 도서상품권을 선물하기도 했다. 이랜드는 연령이나 학력에 전혀 제한을 두지 않는 특별전형을 도입하면서 면접질문으로 '이랜드 필독서 50권을 읽었는가', '사회봉사활동을 했는가', '한국 패션의 기본 컨셉 3가지를 제안할 수 있는가' 등의 독특한 질문들을 던졌다. 샘표식품은 서류전형을 통과한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구직자 4명이 1조가 돼 1시간동안 주어진 재료로 요리를 만든 뒤 면접관들에게 작품의 주제와 특징을 설명하는'요리면접'을 실시하기도 했다. 요리면접에서 중요한 것은 구직자의 요리실력이 아니라 '똑같은 재료로 누가 창의적인 요리를 만들었는지', '팀작업에서 누가 리더십을 발휘했는지' 등 '창의력과리더십'이라는 것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 채용정보업체 잡링크의 김현희 실장은 "고객만족경영, 스피드경영이 경영모토로떠오르는 요즘에는 기존의 성실하고 모범적인 인재대신 톡톡 튀는 창의력과 개성을가진 인재들이 각광받고 있다"며 "기업들도 이러한 인재들을 뽑기 위해 차별화되고다양한 면접방식을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