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러시아는 대러 경협 차관 상환 협상과 맞물려 추진이 지연되던 러시아 무기 및 헬기 도입 사업인 일명 `불곰 사업'을 차관 협상과 분리해 추진하기로 했다고 전윤철(田允喆)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9일 밝혔다. 러시아는 또 자국 자동차 산업 육성을 위해 현대 자동차의 극동 지역 진출을 강력 요청해 왔다고 전 부총리는 말했다. `제4차 한-러 경제과학기술공동위원회' 참석차 모스크바를 방문중인 전 부총리는 세르게이 콜루투힌 러시아 재무차관과 회담후 한국 특파원단과 가진 회견에서 이같이 전했다. 전 부총리는 "경협 차관 상환 논의에 묶여 있던 불곰 사업을 차관 문제와 따로 떼어내 추진키로 합의했다"면서 "가능한 한 빨리 이와 관련된 정부간 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콜로투힌 차관도 불곰 사업을 하루 빨리 구체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면서 "러시아제 무기 및 헬기 도입은 이에 따라 연내에 가능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전 부총리는 또 "러시아는 자국 자동차 산업 육성을 위해 현대 자동차의 진출을 강력 희망했다"면서 "극동 나홋카 공단 조성 사업과 함께 자동차 산업 협력이 이뤄지길 러시아는 바란다"고 전했다. 경협 차관 상환 문제와 관련, 그는 "대(對) 러시아 서방 채권단인 `파리 클럽'의 예에 준해 문제를 풀어나가기로 약속했다"면서 "구체적 상환 방안을 조속히 매듭지을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전 부총리는 이밖에 "러시아는 한반도종단철도(TKR)-시베리아회단철도(TSR) 연결 사업에 가장 높은 관심을 표명했다"면서 "러시아는 이를 위해 남-북-러간 3자 회담을 조속히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전 부총리가 이끄는 한국 협상 대표단은 앞서 28일 일리야 클레바노프 러시아산업과학기술부 장관을 대표로 하는 러시아 대표단과 회담을 갖고 경협 차관 상환을 포함한 양국간 경제 현안을 폭넓게 논의, 내년에 우리 어선이 러시아 해역에서 잡을수 있는 명태 정부 쿼터를 다음달 확정키로 하는 등의 합의를 이끌어 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