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 상권이 대형 유통업체들의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강동 상권은 현대백화점 천호점이 있는 천호사거리 일대를 제외하면 대형 유통시설이 거의 없어 쇼핑 환경이 열악한 곳. 하지만 최근 신세계가 명일동에 할인점(이마트)을 내면서 상권 구도가 천호동과 명일·고덕동을 축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강동 상권의 맹주인 현대 천호점은 지난 97년 개점 후 강동구는 물론 광진구 송파구 구리시 하남시 등지에서 찾아오는 고객을 흡수하며 현대의 '알짜 점포'로 자리를 굳혔다. 지하 7층, 지상 12층에 매장면적만 1만여평 규모로 지난해 3천9백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교통요지에 자리잡은 광역상권 점포여서 인근에 할인점이 들어섰다 해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4백억원 많은 4천3백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 천호점 바로 옆에 이마트 천호점을 두고 있는 신세계는 최근 고덕사거리에 2천8백평짜리 명일점(옛 해태백화점)을 오픈, 아파트촌이 밀집한 명일.고덕동 일대를 파고들고 있다. 할인점으로 재탄생한 명일점은 대형 유통매장을 찾아 자동차나 지하철로 20∼30분씩 나가야 했던 이 지역 주민들이 몰려 개장초부터 크게 붐비고 있다. 이마트는 상권내 점포가 2개인 점을 활용, 현대 천호점을 협공할 계획이다. 김용문 명일점장은 "이마트 천호점과 명일점이 강동상권 내 2개 뿐인 대형 할인점이란 점을 내세워 공동으로 판촉행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60여개 대형 슈퍼마켓을 운영중인 LG유통도 강동 상권 공략에 가세했다. LG유통은 명일동 사거리 인근의 서울승합부지 1천8백평에 6백평짜리 슈퍼슈퍼마켓(SSM)을 짓기 위해 최근 강동구에 건축허가를 신청했다. LG유통은 건축허가가 나는 대로 착공에 들어가 내년 5월께부터 주로 신선식품 즉석간편식품 등을 판매할 계획이다. 특히 이마트 명일점에 인접한 LG수퍼마켓 주양점과 공동 마케팅을 펼치고 인터넷이나 전화로 3만원이상 주문하면 3시간내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 할인점과 차별화하기로 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