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철강 컴퓨터 통신기기 등 11개 주요 업종의 내년 성장이 대부분 올해보다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내년 경제성장률은 올 전망치(6.0%)를 소폭 밑도는 5.6%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또 내년 수출 및 수입은 올해보다 각각 7.2%, 9.9% 늘어난 1천7백43억달러, 1천6백73억달러를 기록해 무역흑자(수출입 차)는 70억달러로 줄 것으로 점쳐졌다. 산업연구원(KIET)은 26일 '2003년 국내 경제 및 산업별 경기 전망'을 통해 이같이 내다봤다. 박중구 KIET 산업동향분석실장은 "국내 경기 상승세가 지난 3.4분기 이후 약화되면서 민간소비 증가율이 올해 6.9%에서 내년엔 5.2%로 크게 둔화될 전망"이라며 "설비투자 부진과 내수 둔화 여파로 주요 산업의 내년 성장이 올 수준에 못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 정보기술(IT) 산업은 견실한 성장 지속 반도체 통신기기 컴퓨터 가전 등 대부분의 IT 업종은 생산 내수 수출 등 전반적인 경기 상승폭이 올해보다 줄어들지만 주력 기간산업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반도체는 해외 수요가 크게 늘지 않아 생산 및 내수 증가율이 올해 20%대에서 내년엔 10%대로 떨어지고 수출 상승폭도 소폭 줄어들 것으로 점쳐졌다. 반면 통신기기 부문은 포화상태에 다가서고 있는 내수(8.8%)에선 다소 주춤하겠지만 생산(16.4%)과 수출(19.2%)은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 주력 기간산업 내수 고전, 수출은 선전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등 6대 기간산업의 내년 내수 증가율은 일반기계(5.4%)를 빼고는 모두 뒷걸음질할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내수시장에서 팔리지 못한 물량이 해외시장으로 몰려나가면서 수출 증가폭은 올해 3.7%에서 내년 5.6%로 커질 것으로 KIET는 내다봤다. 자동차는 지난 8월 말로 특별소비세 한시 인하조치가 끝남에 따라 내년 내수증가율(1.0%)은 제자리걸음 수준에 그치는 반면 수출은 금액 기준으로 8.0%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점쳐졌다. 철강도 생산(0.7%)과 내수증가율(0.6%)은 부진하지만 수출증가율(2.3%)은 다소 풀릴 것으로 보인다. 일반기계는 중국의 서부 대개발에 따른 건설 중장비 특수와 대형 플랜트 수주 호조에 힘입어 수출증가율(9.5%)이 두 자릿수에 육박할 전망이다. 섬유는 내수(-2.6%) 부진을 수출(3.0%)이 메우면서 생산(1.5%)이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됐다. 정한영 기자 c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