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1,200~1,220원의 박스권내 묶인 흐름이다. 시장 재료와 수급상황이 상충돼 전반적으로 1,200∼1,220원이 무난한 거래범위로 인식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쉽게 어느 한 방향으로 공격적인 거래에 나설만한 여건이 아니다. 달러/엔 환율이 상승 흐름에 몸을 맡기고 있는 반면 외국인 주식순매수, 월말 네고물량 등 수급여건이 반대상황을 연출하고 있는 것. 11월 넷째 주(11.25~11.29)는 외국인 주식순매수의 지속과 달러화 강세의 연장 여부가 맞물리며 팽팽한 줄다리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다음주 미국의 추수감사절 휴장을 앞둔 점은 달러화 흐름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박스권 연장 = 한경닷컴이 외환딜러 19명을 대상으로 환율전망을 조사한 결과, 예상 환율의 저점은 단순평균으로 1,202.90원, 고점은 1,219.63원으로 집계됐다. 지난주 장중 저점인 1,204.00원과 고점인 1,218.50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수준. 조사결과, 아래쪽으로 8명이 '1,203~1,206원'을 저점으로 지목한 견해가 가장 많았으며 7명이 1,200원을 지지선으로 내다봤다. 이어 2명이 '1,198원'까지 낮춰 일시적인 1,200원 하향을 예상했다. 나머지 2명은 '1,210원'이 지켜질 것으로 전망했다. 위쪽으로는 13명의 딜러가 '1,218~1,220원'을 강한 저항선으로 예측, 매물벽이 쌓여있음을 보여줬다. 이어 3명이 '1,215~1,216원'을 고점으로 지목, 물량 부담을 감안했다. 나머지 3명은 '1,225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 박스권 형성 과정 = 지난주 환율은 오르내림을 거듭하며 박스권내에 묶였다. 달러/엔의 변동에 따른 장세가 연출됐다. 주초 다소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던 환율은 달러/엔의 급등으로 1,210원대로 진입, 2주중 가장 높은 수준인 1,218.5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달러/엔의 추가 상승이 주춤하고 외국인의 폭발적인 주식순매수가 시장에 압박을 가했다. 이에 따라 환율은 지난 금요일 1,211.90원에 마감했다. 직전주 종가(1,208.60원)보다 3.30원이 상승한 것. ◆ 달러/엔 vs 외국인 주식순매수 = 시장 요인이 양분돼 있다. 달러/엔 환율은 상승을, 외국인 주식순매수 등 축적된 달러 공급요인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두 요인 사이에 팽팽하게 견해가 갈려있다. 포지션에 따른 줄다리기가 한창 벌어지고 있다. 어디로 향할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상황. 월말 수급을 감안하면 달러/엔은 추수감사절 연휴로 인해 다소 밀릴 가능성도 있다. 지난주 후반 이틀동안 6,000억원을 상회한 외국인 주식순매수분은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이번주 초부터 주식자금의 출회에 따른 하락 압력이 예상되는 측면. 주식자금이 얼마나 구체화될 것인지가 관건인 가운데 월말이란 시점과 맞물려 물량 부담은 만만치 않다. 일단 주초 이같은 수급 부담으로 환율은 1,210원 하회 여지가 있다. 하락 레벨은 외국인 주식자금의 출회 규모에 달려 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이 아래를 받치긴 해도 외국인 주식자금이 구체화되면 수급 부담감을 못 벗을 것"이라며 "다만 물량이 구체화되지 않으면 달러되사기(숏커버)가 나오면서 주후반 약간 오를 수도 있다"고 전했다. 시장의 매수여력은 크게 줄어든 상태. 달러/엔의 추가 상승 전망이 있긴 하나 역외매수세가 조용하고 향후 외국인 직접투자(FDI)자금 등을 감안하면 매수는 다소 꺼림직하다. 물량 소화 여부와 달러/엔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하락도 다소 막힐 여지가 있다. 외국인이 주식매매동향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가 가장 큰 변수로 등장할 수도 있다. 외국인의 순매수가 멈추면 달러/엔 동향에 반응할 수밖에 없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매도초과(숏)포지션으로 이월된 부분이 많다"며 "주식자금 출회가 예상보다 많지 않으면 손절매수가 나올 수도 있고 달러/엔의 추가 상승 가능성도 크다"고 전망했다. ◆ 엔/원 100엔당 980원대 부담 = 달러/엔도 123, 124엔을 향해 적극적으로 올라설 여지가 크지 않다. 미국 달러화가 최근 증시 오름세와 경제지표 호전 등을 배경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으나 일본 수출업체들의 매물벽도 만만치 않다고 알려져 있다. 미국 경제가 다른 지역보다 빨리 회복될 것이란 전망과 일본 은행권의 부실채권 문제가 달러/엔의 상승을 부추길 여지가 있다. 달러/엔은 지난주 말 뉴욕에서 122.91엔에 마감, 직전일 종가인 122.62엔보다 올랐다. 이번주 수요일이후 추수감사절 연휴에 따른 뉴욕 외환시장의 거래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돼 달러/엔의 등락은 크지 않을 여지도 있다. 뉴욕 외환시장은 수요일, 금요일은 오전장만 열리며 목요일은 전체가 휴장한다. 시장은 엔/원 환율이 100엔당 980원대로 내려선 점도 부담으로 느끼고 있다. 엔/원 레벨이 크게 낮아졌음을 감안, 달러/원의 추가 하락에 다소간의 제동이 걸릴 소지가 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