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상주 < 대우증권 전문위원 > 일반 투자자가 경제신문을 볼 때 자주 헤갈리는 게 몇 가지 있다. 우선 환율이다. 예를 들어 원화 환율이 10% 떨어졌다는 기사가 있다. 그러면 원화 값이 떨어진 것일까,달러화 값이 떨어진 것일까. 답은 달러화 값이 떨어진 것이다. 환율이란 "화폐의 교환비율"을 줄인 말이다. 환율이 있으려면 교환하는 두 가지의 화폐가 있어야 한다. 그럴려면 상대통화와 교환하는 비율을 정해야 하는데 이때 둘 중 어느 하나를 기준 통화로 정해야 한다. 보통 강대국의 통화가 기준통화로 정해진다. 달러를 예를 들어보자. 1달러에 1천2백원이고,1달러에 1백20엔으로 표현한다. 즉 달러가 기준 통화가 된다. 우리가 원화의 주권을 강조하려면 1원에 0.0008달러,1원에 0.1엔으로 표현해야 한다. 그러나 관행적으로 달러와 엔을 기준으로 원화의 가치를 표현하고 있다. 1달러를 기준으로 원화의 가치를 평가하다보니 환율이 내려가면 원화의 가치가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기준 통화인 달러의 가치가 내려간다. 즉 원화의 가치는 올라가는 것이다. 한국이 강대국이 되면 그때는 우리도 원화를 기준통화로 삼아 "환율이 올라간다"는 말이 바로 "원화의 가치가 올라간다"는 의미가 될 날이 올 것이다. 다음에는 채권수익률과 채권가격의 관계를 보자. 신문에서는 "투자가가 안전 자산인 국채로 몰려들면서 국채의 수익률이 사상 최저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말한다. 투자가가 국채를 사자고 몰리면 국채의 가격이 올라간다고 표현해야 이해하기 빠를텐데 이를 수익률이 5%에서 4%로 떨어졌다는 식으로 나타낸다. 즉 수익률로 국채의 가격 변화를 설명함에 따라 국채 가격은 올라가는데 수익률은 떨어지는 것이다. 이것도 머리를 한번씩 뒤집어 생각하게 만든다. 국채와 같은 채권은 한가지 특징이 있다. 채권을 발행하는 사람은 채권을 사는 사람에게 얼마의 이자와 원금을 어느 시점에 돌려주겠다고 미리 약속을 한다. 즉 채권을 산 사람에게 돌아오는 수익이 이미 정해져 있다. 따라서 투자가는 이미 정해진 일정한 투자수익을 얻기 위해 얼마에 이 채권을 살 지 만을 결정하면 된다. 이때 채권의 가격이 올라가면 이미 정해진 수익을 얻기 위해 투자해야 하는 금액이 커지니 자연히 투자수익률은 떨어지게 된다. 반대로 채권의 가격이 떨어지면 수익으로 들어오는 돈은 정해져 있는데 투자로 들어가는 돈이 적어지니 투자수익률은 올라가게 된다. 마지막으로 돈의 시간가치에 대해 알아보자. 지금의 돈 1백원과 10년 전의 돈 1백원을 비교하면 당연히 10년 전의 1백원이 훨씬 더 값어치가 있다. 이는 시간이 지나면 물가가 오르면서 돈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 즉 물가상승은 우리가 노후를 위해 열심히 저축한 돈의 일부를 훔쳐가는 도둑과 같다. 이 도둑을 막으려면 저축한 돈에서 최소한 물가 상승보다는 더 높은 수익률이 나와야 한다. 지금 1백원을 은행에 저축하면 1년 뒤에 1백5원이 되어 돌아온다고 하자. 이때 늘어난 5원은 원본 1백원의 5%인데 이것을 이자율 또는 수익률이라고 부른다. 즉 투자금액과 수익률을 알면 1년 뒤에 들어올 돈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머리를 한번 뒤집어서 1년 뒤에 들어올 돈과 수익률을 알면 지금의 돈 즉 투자원본이 계산된다. 이때는 수익률을 할인율이라고 부른다. 이것을 좀 더 확장하면 1년 뒤가 아니라 앞으로 2년 뒤,10년 뒤에 들어올 돈,또는 매년 얼마씩 들어올 돈도 모두 할인율만 있으면 지금의 돈 값으로 계산이 가능하다. 매년 얼마씩 이자가 들어오고 만기에 원본이 들어오는 채권의 지금 가격 즉 투자원본은 바로 이런 방법으로 계산되는 것이다. 이것을 주식에 적용해보자. 앞으로 기업이 매년 만들어 낼 이익과 투자가가 바라는 투자수익률(=할인율)을 집어넣으면 지금의 투자원본,즉 투자가가 본 그 주식의 적정한 가격을 계산할 수 있다. sazuha@beste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