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과 PC의 경계가 급속히 허물어지고 있다.


게임기 인터넷 등의 기능을 가진 첨단 휴대폰이 등장하면서 PC의 고유영역을 빠른 속도로 잠식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응, PC메이커들도 PDA(개인휴대 단말기)로 대표되는 핸드헬드PC를 내놓았다.


이에 따라 소프트웨어 업계의 거인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세계 주요 휴대폰메이커인 노키아 모토로라가 '포스트 PC'시장 선점을 위해 '충돌'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지가 최신호(11월23일자) 커버스토리를 통해 분석,보도했다.


◆휴대폰이 개인용 컴퓨터로 변신="서로 다른 방향에서 같은 곳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매티 알라후타 노키아의 사장의 지적은 양 산업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음을 단적으로 표현해 주고 있다.


실제로 노키아 모토로라 삼성 등이 출시한 첨단 휴대폰은 카메라 게임 메일전송 등 PC에 못지 않은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휴대폰이 진정한 의미의 개인용 컴퓨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현실에 맞서 PC업계는 무선네트워킹 기능을 강화해 이동성을 높이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


'모든 책상과 모든 가정에 PC를'이란 마이크로소프트의 모토가 '언제 어디서나 모든 기계에서 가능한 PC'로 바뀐 게 그 예다.


세계 최대 PC메이커인 델은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의 포켓PC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핸드헬드PC를 선보였다.


휴렛팩커드 팜 등도 무선통신 기능을 강화한 새 모델을 잇달아 출시했다.


◆노키아의 '심비앙'이냐 MS의 '윈도'냐=PC시대의 최대 수혜자였던 MS의 스마트폰 시장진출은 포스트 PC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라 할 수 있다.


MS는 휴대폰 위탁가공업체인 대만 HTC와 무선네트워크 업체인 프랑스 오렌지와 제휴,윈도로 구동되는 스마트폰을 시장에 내놨다.


MS는 이를 통해 휴대폰 운영체제의 주도권을 장악,윈도가 PC시장에서 누리고 있는 독점적 지위를 재현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노키아와 모토로라 등의 견제가 만만치 않다.


알라후타 노키아 사장은 "우리는 제2의 윈도를 허용치 않겠다"며 단호한 입장이다.


실제로 노키아는 다른 휴대폰메이커들과 컨소시엄을 구성,'심비앙(symbian)'이란 독자 운영체제를 개발해 상용화했다.


일단 승기를 잡은 쪽은 노키아다.


현재 판매된 스마트폰의 80%가 심비앙을 운영체제로 채택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그러나 "노키아의 이같은 우세가 노키아의 독점시대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모바일커뮤니케이션의 특성상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간의 호환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지는 "MS와 노키아간의 치열한 경쟁은 기술혁신을 촉진시켜 결국 최후의 승자는 소비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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