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덱스는 위기를 맞았지만 한국기업에는 오히려 기회가 찾아오고 있다." 올해 컴덱스가 크게 위축됐지만 이곳에 온 한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오히려 신바람이 났다. 한국관을 비롯한 한국기업 부스에는 많은 관람객들이 몰려들고 제품 구매를 위한 구체적인 상담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IT산업 불황에도 불구하고 한국기업들은 수요가 꾸준한 제품과 참신한 아이디어상품을 선보여 세계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한국정보통신대학원의 한동수 교수는 "이번 컴덱스에서 IT산업의 미래를 제시하는 기술이 소개되지 않았다는 것은 기술이 성숙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며 이런 여건에서 한국기업은 기술을 선도하는 능력은 없지만 제품 개발 및 생산능력을 갖춰 세계시장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중심가의 '몬테카를로 펍 앤 바'2층에서 열린 '아이디어 파티'가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의 IT 전문 유통회사인 아이디어파트너스가 주최하고 한국기업의 미국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정보통신부가 설립한 아이파크실리콘밸리가 후원한 이 행사에는 미국의 유력 IT업체와 유통전문회사,IDC 가트너 등 시장조사 회사 관계자 2백여명이 참가했다. 이 행사에서는 미디어랜드 플렉시스 디전트 웅진IT 등 6개 기업의 제품이 소개됐다. 제프 모리슨 아이파크실리콘밸리 소장은 "컴덱스를 취재하러 온 세계 각국의 기자 50여명을 이 행사장에서 만났다"며 한국 IT에 대해 전세계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기간 동안 아이파크실리콘밸리가 한국관에서 개최한 마케팅미팅도 성황을 이뤘다. 한국제품의 미국 수출을 지원하기 위한 '마켓인에이블러(Me)'사업의 하나로 열린 이번 미팅에는 미국의 20여개 유력 유통전문회사 구매담당자들이 한국기업과 2백여차례의 미팅을 가졌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유통회사들은 한국의 보안 네트워크 MP3플레이어 관련 제품의 구매의사를 밝혔으며 HP는 컴퓨터,AMD는 반도체 제품에 관심을 보였다. 이번 행사에는 소프트웨어산업협회와 전자산업진흥회가 마련한 한국관에 69개의 중소기업이 참가했으며 하우리 디전트 큐빅그룹 등은 독자 부스를 차렸다. 한국제품 가운데 플렉시스의 무선 플렉서블 키보드,디전트의 지문 인식 시스템,탑헤드의 듀얼 모니터,거원의 MP3플레이어,핑거시스템의 문자인식 디지털펜 등이 인기를 끌었다. 잘만테크의 컴퓨터 냉각장치, 한도하이테크의 MPEG4칩 내장 카메라,서울스탠다드의 방수(防水) 노트북 등도 눈길을 모았다. 라스베이거스=정건수 특파원.김남국 기자 ks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