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에 대규모 명예퇴직 바람이 불고 있다. 여기에 임금협상과 은행합병 등을 둘러싼 갈등도 빚어지고 있어 연말 은행권 노사관계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19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늦어도 연말까지 잉여인력에 대한 명예퇴직을 실시할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합병작업이 마무리돼가고 있는 만큼 조직 슬림화 차원에서 명예퇴직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퇴 규모는 노사협의 결과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수백명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내달 1일 하나은행과 합병할 예정인 서울은행은 현재 4백여명이 희망퇴직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매각작업이 한창 진행 중인 조흥은행도 신한금융지주회사로 낙찰될 경우 일정 수준의 인원감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노사간 갈등의 골도 깊어지는 양상이다. 한미은행은 노사가 지난 9월부터 △임금인상률(노조안 12.3%, 은행안 6.5%) △사무직군 폐지 등을 놓고 협상을 벌여 왔으나 이견을 좁히는데 실패했다. 노조는 지난 8일 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신청을 제기했으며 오는 29일부터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제일은행 노조도 지난 12일 쟁의조정신청을 냈다. 노조측은 호리에 전 행장이 약속한 '국민은행 임금 수준 보장'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은행측은 연봉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금융산업노조는 이들 은행의 임단협 투쟁을 내달 4일로 예정된 조흥은행 매각 반대 총파업과 연계시킬 방침이다. 이미 금융산업노조 소속 지부장(각 은행 노조위원장)들은 총파업에 동참키로 결의한 상태다. 유병연.김인식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