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기민.기사당연합과 자민당 등 야당은 18일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이끄는 적녹연정이 지난 9.22총선에서 허위 공약을내걸어 유권자들을 기만했다면서 `선거 사기 조사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요구했다. 야당은 사민당과 녹색당이 지난 총선에서 유권자들에게 자신들이 재집권하면세금을 올리지 않겠다고 공약했으나 집권하자마자 각종 세금을 대폭 올리고 있다면서 이는 `명백한 고의적 사기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슈뢰더 총리는 선거 이후 경제 및 재정상황을 파악한 결과 불가피하게 세금을 올리고 감세혜택을 줄일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하면서 야당의 요구는 정치공세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야당이 말하는 `선거 사기행위'는 실제 법률적으로는성립되기 어려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슈뢰더 총리가 지금과 같은 상황을 선거 전에 몰랐을 것으로 보이지 않아 정직성을 문제삼아 정치적 책임을 추궁할 소지가 충분하다고 지적, 적녹연정이 궁지에 몰리고 있다. 실제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적녹연정에 대한 지지도는 집권당 사상 최저를 기록했으며, 기민.기사연합은 사민당에 비해 월등히 높은 지지를 받았다. 엠니트연구소가 dpa통신 의뢰로 실시해 지난 16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68%가 사민.녹색당이 9.22총선에서 거짓말을 했다고 답했다. 야당 지지자(90%)는 물론사민당과 녹색당 지지자 가운데 각 33%와 43%도 적녹연정에 대한 불만족과 사기당한느낌을 토로했다. 제2 공영 ZDF가 지난 15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서는 사민당에 대한 단순지지율이6%로 역대 집권당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9월에 비해 20%, 10월에 비해서는10% 떨어진 것이다. 반면 기민당 지지율은 9월 38.5%에서 11월엔 55%로 뛰어올랐다.당장 총선이 다시 실시될 경우 사민당을 찍을 것이라는 응답은 34%에 불과했으나,기민당을 선택할 것이라는 응답자는 44%였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