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마감] 3.80원 하락, "1,200원 지지여부 안개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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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하루만에 하락 전환, 1,202원선으로 내려섰다. 전날 나흘만에 상승 조정된 흐름은 매수 부진을 반영, 방향을 바꿨다.
달러/엔 환율이 보합권에서 정체돼 시장은 수급 변동에 따른 장세를 보였다. 업체 네고물량과 역외선물환(NDF)정산관련 역내 매도분 등의 물량 부담이 있었다.
또 달러/엔의 반등이 여의치 않자 은행권이 달러매수초과(롱)포지션을 처분, 1,200원까지 낙폭을 키우기도 했다.
반면 1,200원에 대한 레벨 경계감이 추격매도를 주춤거리게 하고 저가매수 포진 등이 하락을 제한했다. 결제수요와 장 후반 달러 과매도분 해소 과정에서 환율은 낙폭을 약간 줄였다.
전반적으로 달러화 약세 기조가 지속될 것이란 인식이 우세하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개입 경계감 등이 달러/엔의 전망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달러/엔은 119.50엔 하향과 반등을 놓고 고민중이다.
향후 방향성 선정은 달러/엔에 달려 있어 환율은 1,200원을 둘러싼 논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3.80원 내린 1,202.20원에 마감했다. 장중 고점은 1,206.70원, 저점은 개장가인 1,200.00원으로 하루 변동폭은 6.70원을 가리켰다.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1억6,95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7억9,95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4억6,000만달러, 4억5,430만달러가 거래됐다. 14일 기준환율은 1,203.10원으로 고시된다.
◆ 1,200원 지지냐, 반등이냐 = 최근 번번히 막혔던 1,200원에 대한 지지인식과 레벨부담 등으로 추가 하락이 조심스럽다. 공급이 일방적으로 우위를 차지하면서 달러 약세심리를 뒷받침할 여건도 아니다. 현대상선 관련 물량은 아직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진단된다.
반면 위로 반등할만한 요인도 그다지 없다. 달러/엔 상승을 동반하지 않고 위로 갈 수도 없으며 대규모의 달러수요가 등장할 여지도 결여돼 있다. 이래저래 시장의 박스권 장세를 강화하는 요인이 우세한 형편. '1,200원'은 상징적인 의미를 띠고 있을 뿐 기술적으로 지지되거나 중요한 레벨을 아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어제 다소 과하게 밀어올린 여파로 다시 이틀전 수준으로 되돌림됐다"며 "NDF정산관련 역내 매도분 등 물량 부담이 있었고 손절매도로 인해 매수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그린스팬 발언을 배제한다면 달러/엔의 방향성이 아직 없어 달러/원이 모멘텀을 찾기 힘들다"며 "특별한 수급이 돌출하지 않는 이상 1,200~1,205원에서 주거래될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달러/엔 등 주요인의 큰 변동이 없고 수급에 따라 이동했다"며 "NDF정산관련 역내매도-역외매수가 매칭됐고 업체 네고와 결제도 레벨에 따라 혼재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달러 추가 약세 가능성으로 레벨을 좀 더 낮출 여지가 있으며 1,200원은 심리적인 경계감일 뿐 큰 의미가 없다"며 "내일은 1,190원대 후반에서 1,205원 범위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 달러/엔 횡보, 방향 미지수 = 최근 국내 시장의 가장 큰 변수인 달러/엔 환율이 보합권에서 정체됐다. 일본 정부의 잇단 구두개입과 일본 3/4분기 경제성장률 발표가 있었으나 시장은 무덤덤하게 반응했다.
전날 뉴욕에서 119.64엔에 마감한 달러/엔은 이날 119.50엔 부근의 일본정부 개입 경계감을 배경으로 한때 119.85엔까지 올랐다. 반면 119.90엔 부근의 업체 대기매물이 추가 상승을 막아 오후 4시 51분 현재 119.63엔을 기록중이다. 대체로 보합 수준에서 거북이걸음을 했다.
이날 일본 정부가 엔화 강세에 대한 불편함을 거듭 드러냈다. 미국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의 의회 증언이 관심사로 부각됐다.
엔/원 환율은 원화 강세 진전으로 전날보다 소폭 하향, 같은 시각 100엔당 1,004~1,005원을 오가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사흘만에 순매수를 보이며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730억원, 40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였다. 지난 이틀간의 순매도분 중 일부가 역송금수요로 작용했으나 일단 순매도세가 멈춰 심리적으로 달러매수에 나설 요인은 아니었다.
◆ 장중 환율 움직임 = 전날보다 0.80원 낮은 1,205.20원에 출발한 환율은 한동안 1,205원선에 머물다가 달러/엔 상승으로 오전 9시 52분경 고점인 1,206.70원까지 올라섰다.
그러나 업체 네고, 은행권 손절매도 등으로 반락한 환율은 11시 23분경 1,202.00원까지 밀렸다. 이후 1,202원선에서 횡보한 환율은 1,202.50원에 오전장을 마무리했다.
오전 마감가보다 0.40원 낮은 1,202.1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손절매도가 이어지며 1시 37분경 저점인 1,200.00원까지 밀렸다.
그러나 업체 결제수요, 역외매수 등으로 반등한 환율은 한동안 1,201.30~1,202.60원 범위를 배회하다가 달러/엔 하락으로 3시 36분경 1,200.60원으로 반락했다. 이후 달러되사기(숏커버) 등으로 환율은 4시 12분경 1,203.10원까지 되올랐다가 소폭 밀려 마감됐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