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의 항구인 로스앤젤레스-롱비치 항구에는 컨테이너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물동량이 워낙 많은데다 지난달 한달 가까이 항구가 폐쇄된 탓에 일거리가 밀려 있기 때문이다. 로스앤젤레스항은 지난해 3백40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한 개), 롱비치항은 3백20만TEU의 컨테이너를 처리했다. 이는 미국 전체 컨테이너 취급 물량의 37.6%를 차지한다. 이들 항구가 막히면 미국 물류가 스톱되는 결과를 낳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화물이 제때 처리되지 못하면서 해운회사나 화주들이 급해졌다. 자신의 화물이 어디에 있고 언제 배달될 수 있는지, 화물선에 실린 컨테이너를 언제 내리고 또 새로운 컨테이너를 실어 출항할 수 있는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이같은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솔루션이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남부의 어바인에 있는 트러킹몰(www.truckingmall.com)의 차량운행관리 시스템이 그것이다. 이 시스템은 차량에 개인정보단말(PDA)이나 휴대폰을 기본으로 한 단말기를 설치, 화물의 운송 상황을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장거리 화물운송 차량용인 트럭트레이스와 단거리용인 모달트랙 등 두가지 시스템을 개발했다. 트럭트레이스는 위성위치추적시스템(GPS)를 이용해 차량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화물 픽업, 배달에 관한 정보를 무선통신망으로 차량 운전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 또 관련 정보를 운송회사 화주 수신자 등이 인터넷으로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하다. 특히 관련 서류를 무선으로 전송, 즉시 처리할 수 있어 대금 청구에 걸리는 시간을 14일 이상 줄여줘 운송회사의 자금 흐름을 원활하게 해준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려면 6백달러선인 차량용 기기(드라이버링크)를 구입해야 하며 월 90달러 정도의 이용료를 내야 한다. 무선데이터통신에 사용하는 싱귤러의 이동통신요금 45달러가 추가로 필요하다. 트러킹몰은 현재 15개 회사 1천여대의 화물트럭을 대상으로 이 시스템을 공급했다. 모달트랙은 항구에서 인근의 철도기지나 수요업체까지 짧은 거리를 운행하는 트럭에 적합하다. 운송해야 할 화물 정보를 트럭 운전사에게 무선으로 보내고 운송 결과를 무선으로 본사에 통보, 화물운송 일정이나 상황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이 정보 역시 인터넷으로 조회할 수 있어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향상시키는 효과를 거둔다. 강석민 부사장은 "컨테이너 운송에서는 빈 컨테이너를 제때 돌려주지 않으면 엄청난 벌금을 문다"며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빈 컨테이너의 조기 회수가 가능해져 늦게 되돌려 주는데 따른 불이익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달트랙은 하버익스프레스 골드포인트트랜스포테이션 등 8개회사의 1천1백여대에 공급했다. 이용료는 트럭 한 대당 월 30~40달러선이며 통신장비는 기존의 일반 휴대폰을 이용하므로 통신비용은 월 5달러 정도 추가된다. 이 회사는 현재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기업을 대상으로 이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샌디에이고 시애틀 등에도 진출할 예정이며 한국을 비롯한 일본 싱가포르 남미 등에도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정건수 특파원 ks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