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변하고 있는 中공산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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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중국 공산당 제16차 전국대표대회(16大)는 지난 15대와 크게 다르다.
5년 전 열렸던 15대 회의는 철저히 비밀리에 진행됐다.
회의는 언론의 눈을 피해 시내 한 호텔에서 열렸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공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회의 일정이 미리 공개됐다.
당은 회의 전날 내외신 기자회견을 열어 16대 관련 사안을 브리핑했다.
회의 전야에는 기자들을 초청,'16대 칵테일파티'를 열기도 했다.
회의는 국가적인 행사가 열리는 인민대회당에서 떳떳하게 치러지고 있다.
16대를 치르는 공산당은 겉으로 뿐만 아니라 안으로도 크게 변하고 있다.
대회 첫날 가졌던 장쩌민(江澤民) 주석의 보고는 이를 보여준다.
보고에는 '자본소득도 합법적으로 얻었다면 보호될 것' '사유재산 보호를 법률로 규정할 것' '사영기업의 활동을 적극 지원할 것'등이 제시되어 있다.
자본소득이 인정되고,사유재산 보호를 법으로 규정하는 나라를 공산주의 국가라고 볼 수는 없다.
건국 이후 공산당이 줄기차게 옹호해온 '마르크스-레닌주의'에서의 이탈을 공식 선언한 것과 다름 없다.
장 주석은 이를 '3개(생산력발전,선진문화,광범위한 인민의 이익)대표'이론으로 포장하고 있다.
당 내부에서조차 '이제 당명을 바꿀 때가 됐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이 같은 변화는 중국 공산당이 국제 조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념의 속박에서 벗어나 보다 실질적인 것을 추구하겠다는 뜻이다.
장 주석은 이를 '위스쥐진(與時俱進)'으로 표현했다.
'시대의 발전에 맞춰 앞으로 나가자'라는 뜻이다.
변화의 배경에는 공산당의 자신감이 깔려 있다.
중국은 장 주석이 통치해온 지난 10년 동안 착실하게 경제를 다져왔다.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했고,올림픽을 유치했고,뉴욕 세계무역센터 테러로 인한 긴장 속에서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완벽하게 치러냈다.
그들은 '이제 우리도 세계로 나갈 때가 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세계는 지금 자신감을 갖기 시작한 중국 공산당이 21세기 중국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주목하고 있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