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결특위의 내년도 예산안 심의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정치권의 '로비'가 거세지고 있다. 새해 예산안이 공적자금 상환관련 예산 등의 소요로 인해 예년에 비해 빠듯하게 편성돼 청탁이 더욱 많이 몰려들고 있다. 국회 예결특위는 6일 사흘째 계수조정소위를 열고 정부가 제출한 새해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항목조정 작업을 계속했다. 전날 정부가 제출한 새해 예산안 가운데 일반회계 3천3백32억원,특별회계 5천6백71억원 등 9천억여원을 삭감키로 합의한 소위는 이날도 추가삭감 항목과 삭감재원을 이용한 증액항목을 집중 논의했다. 사흘째 '밀실심의'가 이뤄진 계수조정소위 회의장에는 이날도 여야 중진급 정치인들이 포함된 로비 행렬이 줄을 이었다. 정부 부처 및 기관의 예산 담당자들은 이른 아침부터 회의장 주변에 진을 쳤고 지역구 예산을 챙기려는 의원들이 소위 위원들에게 보좌진을 통해 '민원'을 적은 쪽지를 전달하는 모습도 자주 목격됐다. 홍재형 예결위원장실에는 각 지방자치단체나 의원들로부터 예산반영과 삭감 반대 의견을 담은 편지와 관련 서류 등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이날 예결소위를 방문한 손학규 경기지사는 "경기도 북부지역 개발을 위한 접경지역 지원사업과 고양시 관광숙박단지 조성,평택 부두건설,서울지하철 7호선의 연장건설 등에 배정된 예산이 삭감되어선 안된다"며 상임위에서 올린 내용대로 처리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들 예산은 상임위에서 정부원안보다 50억∼4백억원 가량 증액된 상태다. 신항만 고속도로 등 지역구의 숙원사업인 교통·물류 인프라 건설과 관련한 예산의 경우 의원들의 로비가 집중되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 호남선 전철화 사업의 경우 호남선전철의 조기건설을 추진해온 민주당과 한나라당 사이에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홍재형 예결위원장은 이날 "지난 5일 9천억원을 삭감한데 이어 3천억~4천억원을 추가 삭감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그러나 1조1천억원 가량은 증액재원으로 활용,세출예산 순삭감 규모는 1천5백억~2천억원 가량이 될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편 국회 정보위는 6일 감청장비 구입비 20억원 등 총 1백억원의 국정원 예산 삭감에 합의,본회의에 회부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