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사망' 사건으로 김정길 법무장관과 이명재 검찰총장이 사표를 제출하고 청와대가 이를 수리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진 4일 오후 검찰과 법무부는 큰 충격을 받고 술렁거렸다. 장관과 총장이 동시에 퇴진하는 것이 검찰 사상 초유의 일이기 때문이다. ◇ 법무부.검찰 뒤숭숭 =검찰은 최근 잇따른 검난(檢亂) 수습을 위해 출범한 이명재 총장체제마저 이번 사태로 '중도 하차'하게 되자 할 말을 잊은 채 파장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전임 신승남 총장이 지난 1월 '이용호 게이트'와 관련해 책임을 지고 7개월여 만에 도중 하차한지 불과 10개월 만에 후임 총수마저 내부 문제로 전격 사표를 제출하자 일선 검사들은 대부분 "검난의 끝이 어디인지 모르겠다"며 깊은 자괴감에 빠져들었다. 일선 검사들은 "'검사의 사표(師表)'로 기억돼 왔던 이 총장이 조직 안정을 되찾아가던 시기에 또다시 내부 문제로 물러나게 돼 애처롭고 안타깝기만 하다"며 "검찰의 위상 재확립을 기대하던 후배들로서는 의욕이 또다시 꺾이게 됐다"고 자탄했다. 법무부 간부들은 장관 사퇴 소식이 전해지자 퇴근을 미룬 채 청사에 남아 구내식당 등에서 저녁을 때우며 향후 대책을 숙의하는 등 뒤숭숭한 모습이었다. ◇ 후임 인선 어떻게 되나 =후임 장관과 총장은 40여일 앞으로 닥친 대통령 선거를 치르고 흔들리는 조직을 추슬러야 하는 이중고를 떠안아야 한다. 법무장관에는 검찰 내에서 인재가 많은 사시 7,8기 출신 인사들이 거론된다. 7회 김진세 전 대전고검장과 심재륜 전 부산고검장 등이, 8회에는 김수장 전 서울지검장과 이재신 청와대 민정수석 등이 오른내린다. 총장 인선은 법무장관보다 어려움이 많다. 내부 승진과 외부 영입 가능성이 점쳐진다. 내부에서 승진하게 된다면 바로 아래 기수인 사시 12회 4명과 사시 13회 6명이 후보에 올라 인사의 폭이 더욱 커질 공산이 크다. 12기는 김각영 법무차관, 김승규 부산고검장, 김학재 대검차장 등이 거론된다. 외부 영입의 경우 사시 11회의 김경한 전 서울고검장, 김영철 전 법무연수원장 등이 오르내린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