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재계인맥은 층이 상대적으로 엷다. 고무 플라스틱 음식료 섬유 등 지역 전통산업이 10여년 전부터 급격히 퇴조해 요즘은 명맥찾기도 힘들 정도다. 2차산업 비중이 13.3%로 전국 광역시 평균 24.2%의 절반을 조금 웃도는 취약한 산업구조도 이런 현상에 한몫을 하고 있다. 광주의 또다른 특징은 협력업체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광주 최대 공단인 하남산업공단을 중심으로 기계부품 전자 금속업체들이 활동중이지만 대기업 협력업체가 대부분이다. '대기업의 기침은 곧 감기'라는 아픔을 늘상 감수해야 한다. 기아차 광주공장의 경우 지역경제 비중이 30%에 달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경제단체도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박정구 전 금호그룹 회장의 타계로 자리가 비었던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에는 마형렬 남양건설회장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마 회장은 올해초 대한건설업협회장에 선출된데다 전임 회장의 남은 임기 1년반 가량만 맡게 돼 광주상의에 새바람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역의 양대 경제단체로 꼽히는 경영자협의회 회장이 바뀌었다. 10여년간 회장을 맡아온 박용훈 회장은 자신이 운영하던 신양파크호텔과 무등파크호텔의 부도로 자리를 내놓았다. 후임에는 염홍섭 회장이 추대됐다. 광주상의 부회장을 맡고 있던 염 회장은 올해초 바통을 이어받아 각종 경영자 연수와 조사활동을 활발히 벌여오고 있다. 염 회장은 콘크리트구조물 생산업체인 서산 대표, 하남산업단지 관리공단 이사장, 녹수장학회장, 지역민방인 광주방송회장까지 겸임하고 있다. 60∼70대들의 활동이 다소 주춤해지는 사이 40∼50대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남상규 부국철강 회장, 고재일 대창운수 사장, 하상용 빅마트 사장 등이 향후 지역경제계를 이끌어갈 젊은 기수로 꼽히고 있다. 남 회장은 최근 광주상공회의소 운영쇄신을 내걸고 회장직에 도전했다가 마형렬 회장에게 양보했다. 출마과정에서 남 회장의 의지에 공감한 회원들이 적지 않아 강력한 차기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고 사장도 시내버스 회사인 대창운수를 탄탄하게 이끌고 있다. 남 회장과 함께 지역경제를 리드할 인물이라는데 대부분 공감하고 있을 만큼 폭넓고 원만한 대인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 사장의 빅마트는 최근 지역 유통시장이 대형할인점들의 각축장화하는 가운데 꾸준히 성장해 주목받고 있다. 엄종대 광주은행장은 부실은행을 회생시킨 견인차다. 광주은행이 2000년 12월 금융감독위원회에서 '부실'판정을 받고 공적자금을 받은지 3개월만에 행장에 취임한 이후 재기의 기틀을 다져왔다. 엄 행장은 올 상반기 5백13억원의 수익을 기록했다. 대주건설과 대한시멘트를 운영중인 허재호 회장은 지난해말 자산규모 8천억원대의 대한화재를 인수해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광주 특화산업인 광산업을 키워온 인물은 우리로광통신의 김국웅 회장과 세협테크닉스의 박정수 회장이다. 김 회장은 지역1호 광산업체 설립자로 한국광산업발전협의회장직을 맡는 등 광주 광산업의 맏형 역할을 하고 있다. 박 회장은 광주 광산업계의 '전도사'로 통한다. 광산업의 경우 초창기인 2000년 47개에서 지금은 1백54개로 늘어나면서 젊은 경영인을 대거 배출하고 있다. 이동전화 핵심부품인 세라믹표면탄성파필터를 처음 개발한 나노팩의 박병재 사장, 미국 일본 등에 광통신부품을 꾸준히 수출하고 있는 옵테론의 신권식 사장, 휘라포토닉스의 문종하 사장, 신한포토닉스의 주민 사장 등이 두드러지고 있다. 세계 최초로 플라스틱광섬유를 개발한 누비텍의 김영근 사장, 일본 방위청에 리튬전지 납품권을 따낸 애니셀의 임영우 사장, 지난해 광주벤처기업인상 금상을 받은 프라임포텍의 양순호 사장 등도 첨단광주의 미래주역으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