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메이커들에 대한 부품수주 확대와 GM대우차 정상화에 따른 수요 증대로 국내 부품업계는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규모를 키우고 대외 신인도를 확보하지 않으면 모처럼 찾아온 호기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부품업계가 우선 규모면에서 영세성을 탈피해야 한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해외 메이커들은 기본적으로 5년짜리 장기계약을 선호하기 때문에 품질 경쟁력 못지않게 해당기업의 재무구조나 장기 생존 가능성을 먼저 고려한다. 매출규모도 최소 1억달러 정도는 돼야 장기 계약에 나서는 속성을 갖고 있다. 투자확대에 대한 국내 업계의 보수성도 문제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해외 메이커들이 대규모 부품을 발주하면 해당업체는 당연히 설비투자를 늘려야 한다. 하지만 업계는 무작정 증설했다가 중간에 주문이 취소되면 손해를 볼 것이라는 피해의식이 강하다. 이 때문에 연 매출 2백억원 정도의 모 업체는 1천만달러짜리 주문상담을 전개하다가 투자확대에 따른 부담 때문에 포기하고 말았다는 얘기도 있다. 대외신인도 향상도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다. 몇달전 르노삼성자동차는 국내에서 상당한 규모의 모터를 조달하려다가 부품업체의 신인도가 낮다는 이유로 거래선을 프랑스회사로 바꿔 버리기도 했다. 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좋은 기술을 갖고도 덩치가 작아 계약이 무산되는 사례가 많다"며 "국내 자동차산업이 세계 5위권으로 성장한 만큼 보다 적극적인 사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