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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산칼럼] 자유주의를 위한 변명..全哲煥 <前한은총재.충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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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은 살아 있다. 사람의 생각과 표현이 살아 움직이기 때문이다. 시대와 상황,그리고 사람의 지적 수준과 의식 상태에 따라 말의 뜻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추상성이 높은 종교 철학 사상 등의 용어에서 두드러진다. 그래서 말로써 오해와 갈등을 빚는가 하면,말로써 이해와 공감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정치권은 '정책 선거'를 표방하면서도 이념차이 없는 정책수렴 현상을 빚고,거의 매일 같은 말을 두고도 말꼬리를 잡아 대립과 갈등을 증폭시킨다. 지난 50여년 동안의 남북한 분단 및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체제간의 냉전,그리고 80년대 이후 확산된 신자유주의의 계층 및 격차심화 악몽 때문에,자유주의를 비롯한 추상성 높은 용어의 뜻이 많이 오해되는 경우가 그 대표적인 예다. 사회주의와 대립되는 말과 성향의 행위는,그것이 어떤 내용이든 옳다거나 과학적이며 우호적인 것으로,반면에 동조적인 냄새를 풍기는 말과 표현에 대해서는 불문곡직하고 적대시한다. 그런데도 주류 정치인일수록 사회주의의 반대가치인 자본주의보다는 민주주의와 보수주의자를 자처한다. 아마도 자본주의의 부정적 이미지 대신 보편적 정의감각을 지닌 민주주의 또는 강한 반사회주의 지향의 보수주의가 저항을 덜 야기하기 때문일 것이다. 자유주의에 대해서는 자칫 방종,계층 또는 격차심화 야기에 대한 저항감 또는 몰이해 때문인지, 자유주의(liberalism)자를 자처하는 사람이 흔하지 않다. 더불어 자유주의가 지향하는 가치이기도 하며 같은 영어의 다른 우리말 표현인 진보를 부르짖지도 않는다. 혹시 진보주의가 좌편향으로 오해받을까 우려하는 것 같다. 그러나 사실은 민주주의가 전제(專制)주의의 반대가치이기는 하나 반드시 자유(진보)주의 가치를 포함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헌법학계와 대부분의 경우,자유 민주주의라고 민주주의 앞에 '자유'를 붙여쓴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통설적 민주주의는 '국가권력의 창설과 행사에 있어서 자유·정의·평등의 원리를 담은 정치'를 의미한다. 그러나 상대적 민주주의는 '가치 중립성을 지닌 국민의 다양한 정치의사를 '다수결'원칙에 따라 결정하는 절차'를 의미한다. 때문에 상대민주주의가 민주주의 실현수단인 것은 사실이나 본질은 아니고,전체주의 권력과 정부를 낳는 등 자유주의 본질을 훼손할 수도 있다. 반면에 자유주의는 '전체(全體)주의'의 반대개념이다(F A 하이에크저 자유헌정론). "자유주의는 자기책임을 회피하는 방종을 옹호하지 않으며 민주적이든 아니든 일체의 통치에 수반하는 강압적 권력을 제약·반대한다. 개인은 국가의 어떤 권력보다 위에 서는 권리를 지닌다. 따라서 공동체론과는 부합하지 않으나 지연 학연 혈연 등 연고주의를 배격한다. 또 다수가 자유주의 원칙을 지키도록 설득한다. 민주주의는 선택할 수밖에 없는 통치의 범위와 목적에 관한 원칙이며 공화(共和)의 기초이다." 또 사회주의가 등장하기까지는 자유주의야말로 보수주의의 대립가치였다. 보수주의가 "현재의 바람직하지 못한 변화경향에 저항하는 긍정성을 지닌 것은 사실이나,그렇다고 바람직한 변화와 개혁방향을 제시할 수는 없다." 만일 변화와 개혁을 지향하면 그것은 벌써 보수주의가 아니다. 경제적 자유주의조차 기업(집단) 등 기득권 옹호에 치우치면 자유주의 본질이 보수주의로 변화하게 된다. 반대로 자유주의는 결코 과거지향적이지 않고,진화와 변화에 적대적이지 않다. 자유주의는 민주주의의 본질이며 진보주의적이다. 그런데도 우리 정치에서 민주주의와 보수주의 수호는 외치고 그런 정치가는 지지해도,자유(진보)주의를 자처하거나 지지하지는 않는다. 그러면서도 다른 한편의 우리국민은 오히려 강렬한 자유와 진보성향의 지향성을 지니고 있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현상이다. 오랜 분단과 냉전이 자유(진보)주의를 체제부정성향 이미지로 변질시킨 것이다. 따라서 필자는 이번 대선이 이런 유산을 청산하고 악몽을 떨쳐버리는 한편,자유와 진보를 외치고 선택하는 시대정신이 충만하기를 바란다. 자유주의 본래의 뜻을 살려,새시대 정신으로 태어나기를 기대한다. chchon2002@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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