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주의보'가 내려졌다. 올 겨울날씨는 예년에 비해 기온이 높고 일교차가 클 것으로 예보됨에 따라 따뜻한 환경을 좋아하는 독감 바이러스가 극성을 부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국립보건원은 "지난 겨울 발견됐던 변종 '홍콩형(B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올겨울에 크게 유행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노인이나 호흡기질환자,만성질환자 등은 11월까지 독감 예방주사를 맞으라고 권고했다. 독감은 일반 감기와는 달리 폐렴 천식 라이증후군 등 합병증을 일이켜 생명까지 위협하는 무서운 질환.독감으로 인해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사람들은 예방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독감은 감기와 다르다 흔히 독감을 '심한 감기'로 여긴다. 그러나 독감과 감기는 엄연히 다른 질환이다. 감기 바이러스는 리노 로타 아데노 코로나 콕사코 파라인플루엔자 등 1백여가지가 넘는다. 증상은 콧물이 나고 목이 아프고 기침이 나는 것으로 시작해 4일에서 2주 정도 앓는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불리는 오소믹스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되며 특성에 따라 뉴칼레도니아 A형,모스크바 A형,홍콩 B형 등으로 분류된다. 초기증상은 감기와 비슷하지만 증세가 점점 심해져 38∼40도의 고열이 3∼5일간 지속된다. 두통이 심하고 특히 앞머리와 눈주변이 아프다. 마른 기침이 나고 머리 뒤쪽을 따라 통증이 생기는 경우도 흔하다. 회복된 후에도 근육통 관절통 등이 있고 몸이 나른해진다. 감기는 시도때도 없이 걸리지만 독감은 매년 11월말부터 다음해 4월까지 주로 발생한다. 또 감기 바이러스는 종류가 많아 백신을 만들기 어렵지만 독감바이러스는 한정돼 있어 해마다 유행할 바이러스 유형을 예측해 백신을 만들 수 있다. 예방접종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예방접종 시기와 효과는 한번 주사를 맞으면 평생 다시 맞지 않아도 되는 예방주사도 많지만 독감의 경우 해마다 맞는다. 독감바이러스는 돌연변이를 잘 일으켜 예전에 만들어 놓은 예방주사는 효과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매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겨울에 유행할 독감 바이러스의 돌연변이 형태를 예측하고 제약회사에서는 이를 근거로 새로운 백신을 만들어낸다. 독감은 보통 11월말부터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기 때문에 늦어도 11월초까지는 예방주사를 맞는 게 좋다. 백신은 접종한지 2주 후부터 항체가 생기고 약 6개월 정도 효력을 발휘한다. 접종에 따른 예방효과는 나이나 항체 생성 능력,그해에 유행한 인플루엔자종과 예방 접종한 인플루엔자의 일치여부에 따라 달라지지만 보통 70∼90%에 이른다. 독감 증상이 심하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예방주사를 맞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건강한 사람은 독감에 걸려도 합병증이 생기는 경우가 적고 합병증이 생겨도 사망에 이르는 일은 흔치 않다. 반면 면역력이 약하거나 독감으로 폐렴 등 합병증이 유발될 위험성이 높은 65세 이상의 노인이나 6개월 이상 5세 이하 아이,기관지천식 폐질환 심장질환 신부전증 당뇨병 등 각종 만성질환자는 반드시 예방접종을 하는 게 좋다. 이와 반대로 달걀알레르기가 있는 사람과 6개월 미만 영아,임신초기에 있는 임신부,열이 많은 사람,길리안 바레 증후군(전신 말초신경에 마비가 생기는 질병)을 앓은 사람은 예방접종을 해서는 안된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