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제도에 대한 비판을 담은 영화 '데드 맨 워킹'의 원작자인 헬렌 프리진 수녀(64)가 다음달 1일 방한,사형제도 폐지를 위한 메시지를 전파한다. 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초청으로 방한하는 헬렌 수녀는 1일 오후 2시 세종홀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뒤 다음날 오전 김수환 추기경을 예방하고 두차례 강연을 갖는다. 이어 3일에는 대구교구장 이문희 대주교를 면담한 뒤 성 김대건기념관에서 강연한 다음 일본으로 떠난다.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태어난 헬렌 수녀는 성요셉수녀회 소속으로 지난 81년 뉴올리언스주에서 가난한 이들을 위한 교정사목에 헌신하면서 사형제도에 눈을 뜨게 됐다. 10대 여학생 두 명을 살해하고 사형선고를 받은 사형수와의 서신 왕래 및 면담을 통해 사형제도의 실상을 알게 된 것. 이후 사형폐지운동에 앞장서면서 15년 동안 루이지애나주에서 다섯차례의 사형집행을 목격하기도 했다. 특히 이같은 경험을 담은 책 '데드 맨 워킹-미국 사형제도에 대한 목격담'은 베스트셀러가 됐으며 지난 96년 같은 이름의 영화로 제작돼 사형폐지운동을 전세계로 확산시켰다. 헬렌 수녀는 미국 사형제폐지연합 이사회 의장을 지냈으며 세차례나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랐다. 천주교 주교회의 관계자는 "헬렌 수녀는 사형수의 목숨을 살리는 것을 넘어 피해자와 가족들이 당하는 고통과 슬픔을 나누고 화해와 용서를 통한 생명문화를 뿌리 내리자는 한국 천주교의 사형제 폐지운동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