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의 타결여부가 24일 결정되지만 양측은 6차협상을 통해 상품양허안 협상은 일단락 지은 것으로 평가된다. 물론 향후 타결이 안될 경우 지금까지의 합의내용 전체는 `무용지물'이 된다. 하지만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우리측 최대수확은 한국산 자동차, 핸드폰을 즉시관세철폐 품목에 포함시키는 한편 칠레산 쌀.사과.배를 관세철폐 예외품목으로 관철시킨 것을 꼽을 수 있다. 결국 `공격'에서는 자동차.핸드폰을 얻고 `수비'에서는 사과.배를 지킨 셈이다. 전반적으로는 호주, 브라질 등과 함께 농산물 수출국 진영인 `케언즈 그룹(Cairns Group)' 국가인 칠레의 농산물 공세에 최대한의 빗장을 거는 대신 우리측 주력공산품의 일부를 칠레측이 예외품목이나 단계적 관세철폐 품목에 넣는 것을 양보했다. ◆공산품-농산품 맞교환 = 우리측은 공산품의 경우 전기동을 제외한 모든 품목의 관세를 즉시 없애기로 했고 칠레측은 승용차.화물차.플라스틱제품.철강제품(파이프.주방용품) 등 2천300여개는 즉시, 시멘트.석유화학.자동차부품 등은 5년, 고무제품과 철강.섬유.의류 등은 10년에 걸쳐 각각 단계적으로 철폐키로 했다. 농산물에서는 종우.종돈.사탕수수 등은 즉시, 당류.면류 등은 5년, 복숭아통조림과 종자용 옥수수 등은 7년, 키위.망고 등 열대과일주스는 9년, 복숭아.돼지고기.단감 등은 10년, 조제분유 등은 16년에 걸쳐 각각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특히 칠레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20%를 넘는 포도는 계절관세를 부여하되 10년내에 철폐하고 쇠고기, 닭고기, 자두, 감귤 등은 관세율쿼터(TRQ)를 일단 적용한 뒤도하개발아젠다(DDA) 이후에 논의키로 했다. 고추와 마늘 등 양념류는 논의 자체를 DDA 이후로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예상치 못한 피해가 생길 경우에 대비, 농산물에만 특별히 적용되는양자 세이프가드 규정을 협정에 반영됐다. 이런 농산물 양허안이 시행될 경우 10년뒤에 연간 500억원의 농가소득 감소가예상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수산물의 경우 칠레측은 모든 품목에 대해 발효즉시 관세를 철폐하는 반면 우리측은 칠레산 홍어와 정어리 등 민감한 품목에 대해 최대 10년에 걸쳐 관세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칠레측이 한국산에 대해 즉시 무관세화하는 품목의 수출규모는 지난해 전체 대칠레 수출액에서 67.6% 비중을, 5년내 관세가 없어지는 품목의 비중은 16.4%에 해당한다고 외교통상부는 설명했다. ◆수출 1, 2위상품 즉시 무세화 = 칠레측으로부터 즉시 무세화(無稅化)를 얻어낸 자동차와 무선전화기는 지금도 우리의 대칠레 수출의 1,2위를 달리는 간판상품. 현재 한국산 자동차는 칠레시장에서 26%의 점유율로 36%인 일본에 이어 2위지만이번 FTA가 발효될 경우 1위 자리를 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선전화기의 경우 2000년에 2천500만달러로 12배 증가하며 세탁기보다 많은 실적을 보인데 이어 작년에도 8천600만달러의 실적을 올린 성장품목이다. 이밖에 기계류와 컴퓨터, 경유 등도 발효와 함께 관세 없이 칠레시장에 진입할수 있게 돼 가격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된 것으로 평가된다. 가전제품 가운데 TV와 함께 `빅3'로 꼽히는 세탁기와 냉장고 등 2개품목은 이번에 칠레산 쌀.사과.배를 빼는 조건으로 예외품목이 됐다. 산업자원부는 "이번 협정이 타결될 경우 제조업 전체의 칠레에 대한 수출증가액이 연간 6억3천600만달러, 수입증가액은 2억500만달러로 각각 추정돼 4억3천100만달러의 무역수지 개선효과를 거둘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기자 prin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