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경찰이 발리 폭탄테러 용의자로 추정되는 2명을 붙잡아 집중 심문하고 있는 가운데,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15일 인도네시아 당국에 대해 테러리스트 단속을 위해 강력한 행동을 취해줄 것을 촉구했다. 파월 장관은 이날 미 국무부를 방문한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과 회담을 갖는 도중 휴식 시간에 기자들을 만나 "확실히, 이번 일은 그 비극적인 일을 목격한 인도네시아 지도부에는 정신이 번쩍들게 하는 경험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파월 장관은 이어 "이젠 우리는 이같은 일이 상황이 성숙했고 이같은 종류의 테러리스트 조직이 번성하는 곳에서는 어느 곳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됐다"면서 "나는 이런 점이 이같은 종류의 위협을 처리하는 인도네시아 당국의 의지를 한층 강화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발리 폭탄테러 사건을 수사 중인 인도네시아 경찰은 이날 테러 현장에서 의심스러운 행동을 하고도 이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는 자국인 2명을 붙잡아 테러 개입 여부를 집중적으로 심문했다. 경찰은 억류된 이들 2명이 심문을 받은 27명에 속해 있으며, 아직 공식적으로 용의자로 분류되지는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은 질문에 불응하거나 상충되는 답변을 하고 있어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대변인인 살레 사프 준장은 두사람 가운데, 발리 쿠타 휴양지의 사리클럽에서 폭탄이 폭발했을 때 쿠타 지역에 체류한 것으로 밝혀진 한 사람은 당시 사건 현장에서 신분증이 발견된 어떤 한 사람과 연결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나머지 1명은 당시 사건현장에서 이 신분증을 갖고 있었음에도 신분증 원래 소유자에게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사프 준장은 덧붙였다. 용의자로 추정되는 자국인 심문 외에 인도네시아 경찰은 한달여전 체포한 파키스탄인 10명을 심문한 후 이날 석방했다고 말했다. 발리 경찰서 대변인인 야팀 수야트모는 AFP통신과의 회견에서 "파키스탄인 10명이 한달전 경찰 승인 없이 공공장소에서 연설 집회를 가진 혐의로 잡혀왔다"면서 "이들이 발리를 방문한 목적 등을 알아내기를 원했으며, 사회적 문제와 관련된 설교를 한 것으로 보이는" 이들을 별다른 혐의점이 없어 석방했다고 말했다. 크리스 엘리슨 인도네시아 법무장관은 발리 폭탄테러 사건수사와 관련, 약 40명의 호주 경찰들이 조만간 인도네시아 특별수사팀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엘리슨 장관은 이밖에도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을 비롯해 영국, 독일, 일본 등에서 파견된 수사.정보 전문가들이 인도네시아 경찰과 공조수사를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알렉산더 다우너 호주 외무장관은 이번 발리 테러가 "매우 신중하게 계획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번 사건의 배후에 대해 인도네시아 수사팀은 오사마 빈 라덴의 알 카에다나, 아니면 이들이 과격 단체 제마 이슬라미아(JI) 같은 지역 과격 단체와 함께 이번 일을 자행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와 관련,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이날 하원앞으로 보낸 성명을 통해 이번 발리 테러 사건의 범인이 아직 확실하지 않음에도 불구, 테러법에 따라 JI에 대해 활동을 금지토록 하는 조치를 "신속히" 취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자카르타.발리.워싱턴 AP.AFP=연합뉴스)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