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종업원 10만5천명,계열사 41개,해외법인 3백96개를 거느리며 호기롭게 '세계경영'을 내세웠던 대우그룹.그러나 단군 이래 최대의 위기로 불렸던 IMF체제 아래서도 위축되지 않고 공격경영을 표방했던 대우호와 선장 김우중 전 회장의 모습은 지금 찾아볼 수 없다. 김 전 회장은 현재 41조원의 분식회계를 통해 금융회사로부터 9조2천억원의 사기대출을 받은 혐의로 2001년 5월 대검 중수부에 의해 기소 중지된 상태이며 인터폴의 적색수배 대상자 명단에도 올라 있다. '대우 자살인가,타살인가-대우패망비사'(한국경제신문 특별취재팀,1만1천원)는 거함 대우그룹의 몰락과정을 바로 곁에서 지켜보았던 현장기자들이 붕괴의 전말을 심도있게 파헤친 책이다. 지난해 한국경제신문에 '대우패망비사'라는 시리즈로 연재됐을 때 싣지 못했던 숨겨진 비화들과 대우그룹 사장단회의에서의 '김우중 육성 녹취록' 등을 보강했다. 대우그룹이 허무한 종말을 맞은 것은 지난 99년 7월19일.1부 '패망의 서곡'에서는 시시각각 다가오는 몰락을 막기 위해 청와대에 편지를 쓰는 등 갖은 노력을 아끼지 않는 김 전 회장의 모습이 여과 없이 드러난다. 2부 '김우중의 마지막 카드'는 당시 경제계의 화두였던 삼성과의 빅딜문제를 정면에서 다룬다. 3부 '부실공룡 대우'에서는 대우그룹이 시도했던 분식회계의 전모를 엿볼 수 있다. 4부 '아! GM'은 대우와 30년 넘게 파트너십을 유지했던 GM과의 협상에 얽힌 이면들을 조명한다. 5부 '인간 김우중'에서는 '희대의 사기꾼'과 '지독한 일벌레' 등 지금까지도 극단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김 전 회장의 인간적인 면모를 알아본다. 대우의 몰락에 대해 일부에서는 선단식 경영과 무모한 세계경영의 말로였다고 진단한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음모의 덫'에 걸린 결과였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세계를 무대로 하루도 쉬지 않고 내달리던 김 전 회장과 벼랑 끝에 몰려 생사의 갈림길을 치닫던 대우의 모습은 현실이라기보다 차라리 한편의 긴박한 드라마와 같았다고 특별취재팀은 전한다. 취재팀은 앞으로 김 전 회장 본인의 증언이 확보되는 대로 곧 2부를 펴낼 계획이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