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시장의 하락에도 종합주가지수는 8일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여느때 같으면 지지선 630선이 재차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왔을 것이다.


그러나 이날 시장관계자들은 신중했다.


"은행주의 급락이 마음에 걸린다"(미래에셋 이종우 전략운용실장)고 입을 모은다.


조흥은행과 신한지주 주가는 이날 5.66%와 3.76% 떨어지는 등 은행주들은 지난 7일의 내림세를 이어갔다.


전날 폭락한 국민은행 주가는 보합세를 보였지만 재상장가격(4만원)을 회복하진 못했다.


"시장의 아킬레스건이 IT주에서 은행주로 옮겨간 느낌"(동원증권 강성모 투자전략팀장)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세계은행주 동반하락=미국 등 각국이 겪는 문제는 유사하다.


대출부실화 가능성이 높다는 게 첫번째 이유다.


한국과 미국은 가계대출의 증가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본은 기업의 부실채권 문제에 대한 처방전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은행의 부실화 우려에 기름을 부은 것은 '중남미 리스크'다.


브라질 루라 노동당 대통령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3천억달러 가까운 채무를 진 브라질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게 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급속히 퍼지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디폴트로 회수 불가능한 채권을 잔뜩 떠안고 있는 미국 금융사는 초비상사태를 맞고 있다.


이에따라 미국 등의 뮤추얼펀드는 금융주에서 자금을 빼내고 있으며 이것이 한국의 은행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증시발목을 잡나=동원증권 강 팀장은 "세계시장이 IT버블의 긴 터널을 간신히 빠져나오는 가운데 은행주의 덫에 걸릴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약세장에서 은행주의 하락은 실물경제가 침체되면서 은행의 자산건전성이 나빠지고 있는 현상을 반영한다는 것.이는 신용경색으로 이어져 다시 경기침체를 가속화시키는 상승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중남미리스크와 별도로 일본 미국 유럽의 은행주가 지난 9월 이후 폭락하는 것은 이같은 현상을 반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팀장은 "국제금융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한다는 확신을 갖지 못하는 한 시장은 반등다운 반등을 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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