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계인 UBS 워버그가 월가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당국의 규제에 적절히 대처해 나가기 위해 공화당의 필 그램 상원의원(60.텍사스주)을 영입하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넷판이 8일 보도했다. 그램 의원은 내년 초 현 상원 임기가 종료되는 대로 24년간 몸담았던 정계를 은퇴, UBS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나 재무부 관료 출신이 월가에서 직장을 얻는 것은 흔한 일이나 그램 의원같은 거물급 정치인이 월가에 진입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램 의원은 금융 규제를 담당하는 상원 은행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인물로, 은행법 규정과 파생상품 같은 복잡한 금융상품에 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 자유시장론자인 그는 상원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일관되게 규제철폐를 주장해 왔으며, 기업 회계 스캔들의 여파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많은 정책적 변화를 주도해 왔다. 이와 관련, 존 코스타스 UBS 회장은 그램 의원을 고용하게 된 것은 "그가 확보하고 있는 인맥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가 알고 있는 지식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램 의원은 정치적으로 상징적인 존재가 아닌 UBS의 최고위 증권인수업자로서 부와 일을 창출해 나갈 것이라면서 벌써부터 업무 파악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의욕을 표출하고 있다. 그는 "워싱턴 정계를 떠나게 될 때 사람들로부터 `UBS가 지금까지 고용한 최고의 이야기꾼이나 최고의 정치인'이라는 말은 듣고싶지 않다"면서 "'뉴욕에 진입한 인물중 최고의 증권인수업자'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권정상 기자 jusang@yna.co.kr